코레일 최연혜 사장이 기념사에 나서자 공대위 회원들이 ‘시각장애인 용산역 선로추락, 최혜연 사장이 책임져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펼치려 하자 코레일 직원들이 말리고 있다. ⓒ박종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10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용산역 장애인 추락사고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15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최연혜 사장 따라잡기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는 지하철 1호선 용산역 승강장에서 선로로 추락, 전치 32주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시각장애인 최모씨(27세, 시각장애1급) 사고와 관련 공식적인 사과, 최 씨에 대한 즉각적 피해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에 대한 답변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

공대위는 지난달 29일 용산역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코레일 관계자로부터 3가지 요구에 대해 보한 뒤 1월 5일까지 답변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습시위는 오전 9시 20분 청량리역에서 열린 ‘정선아리랑열차 개통식’에서 이뤄졌고, 공대위 소속 장애인단체 회원 2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최연혜 사장이 기념사를 하자 ‘시각장애인 용산역 선로추락, 최혜연 사장이 책임져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펼치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현수막을 펼치지 못하게 하려는 코레일 직원들과 회원들이 뒤엉키기도 했다.

최연혜 사장은 기념사를 마친 뒤 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고, 공대위가 요구하는 3가지 사안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이들은 재차 시각장애인 용산역 선로 추락 사고에 대한 코레일의 공식적인 사고, 피해 즉각 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통식장에 있던 코레일 서울본부 박철환 본부장이 공대위와의 면담 의향을 밝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본부장은 오는 19일까지 공대위가 요구하는 3가지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주기로 했다.

공대위는 일단 답변을 기다린다는 입장으로 수준에 따라 향후 코레일 사장 따라잡기 시위 등의 투쟁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한편 최 씨는 장애인단체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에 코레일을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및 차별구제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공대위 회원들이 코레일 최연혜 사장에게 용산역 시각장애인 추락 사고에 대해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종태

공대위 회원들의 기습시위를 막고 있는 철도공안경찰과 코레일 직원. ⓒ박종태

공대위 강윤택 집행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바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태

코레일 서울본부 박철환 본부장이 강윤택 집행위원장 등 공대위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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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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