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환경디자인연구소 전미자 이사장.ⓒ에이블뉴스

“정신병원에 입원한 정신장애인도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햇빛을 받을 권리, 그것이 인권입니다. 정신장애인을 위한 환경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한국복지환경디자인연구소 전미자 이사장은 19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제5회 서울특별시 은평병원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의 정신병원 환경 변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전 이사장은 현재 정신병동이 있는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의 내년도 리모델링을 위해 자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날 직접 살펴본 은평병원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을 위한 복지환경 디자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기존 은평병원의 외관은 딱딱하고 차가운 백색의 병원의 이미지와 진입부의 헛프레임 등으로 인해 경직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며 “외관 디자인부터 정신장애인에게 하여금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외부 창문의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밝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1층 외래에도 차갑고 정보제공이 부족한 삭막한 기능적인 공간에서 자극적이지 않는 색상과 진료실 입구를 칼라로 구분해 약간의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가구배치를 통해 안정감을 꾀해야 한다는 것.

가장 개선이 필요한 곳은 샤워실과 세면실. ‘타일이라도 따뜻한 색으로 해주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전 이사장은 3~5층까지의 입원병동 방문의 기억을 떠올리며 환자의 남겨진다는 아픔에 대해 따뜻한 디자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입원병동은 알콜, 중독 등 각각의 병동으로 나눠져있는데 내부공간은 환자를 고려하지 않았다. 문을 닫았을 때 ‘찰크닥’이라는 소리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남겨진다는 아픔이 들었다. 이분들의 조그마한 배려를 위해 문이 닫힐 때라도 완충하는 디자인을 적용하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복도를 지나갈 때도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 흘러 지나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이사장은 “직선공간은 너무 답답하고 너무 춥다. 직선 스테인리스로 마감이 됐을 때 시각적 긴장감을 준다. 직선보단 라운드로 했을 때 가장 편안함을 준다. 그것이 공간의 디자인”이라며 “조그마한 디자인이지만 정신장애인들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정신장애인을 위한 환경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제5회 서울특별시 은평병원 국제학술대회’ 모습.ⓒ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