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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대한민국, 장애계도 함께 울었다

활동지원제도 사각지대 속 송국현·오지석씨 사망

2년 전 슬픔·분노 재현,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12-31 14:22:42
지난 4월 화재로 숨진 고 송국현씨의 분향소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4월 화재로 숨진 고 송국현씨의 분향소 모습.ⓒ에이블뉴스DB
[2014년 결산]-⑤장애인활동지원제도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끝나간다. 특히 6‧4 지방선거, 2년째 접어든 박근혜정부의 정책 중 올해 장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에이블뉴스가 인터넷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14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해를 결산하는 특집을 전개한다. 마지막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올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2년전 고 김주영 활동가, 파주남매의 사망사건을 다시금 생각케하는 통곡의 1년이었다.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사이 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세상을 떠난 장애청년 고 오지석, 그리고 활동보조를 받고 싶어 했지만 신청자격 조차 되지 않다가 참변을 당한 고 송국현씨까지. 장애계는 또 한번 소중한 동료를 가슴에 묻었다.

에이블뉴스가 실시한 ‘2014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 설문조사 속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들여다본다.


■2년전 아픔,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올해 대한민국은 참 많이 아팠다. 지난 4월 전남 진도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은 유족들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함께 눈물 흘렸다.

슬픔에 잠긴 사회 속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맞은 죽음들이 있었다. 장애계에서 잊지말아야할 사람들, 고 송국현,오지석씨. 2년전 참 많이 슬프게도 했던 활동지원제도로 장애계는 또 다시 흰 국화를 들고 장례를 치렀다.

그 시작은 지난 4월10일, 시설에 나오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하고 싶지만 신청자격이 안돼 장애등급 재심사를 요청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를 찾아온 송국현씨.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돼 평소에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는 송씨의 당시 장애등급은 중복장애3급(뇌병변5급,언어3급)이었다.

현 1~2급만 신청자격이 부여되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송씨는 간절히 원했다. “밥을 짓기 위해 밥통을 들어올리는 것도, 목욕하는 것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그였다.

하지만 사흘 뒤, 송씨는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3일 만에 숨지고 말았다.

장애계는 또 다시 분노했다. 촛불을 들고, 피켓을 달고 서울 반포동 문형표 복지부 장관집으로 갔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신청자격이 제한된 송씨의 죽음은 제도의 사각지대 때문에 발생한 문제고, 사과와 대책마련에 대한 책임이 복지부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몇차례의 항의방문이 있었을까. 복지부 문형표 장관도 화재사고 관련, 올해 내로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을 장애3급까지 확대하겠다고 면담을 통해 밝혔다. 또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지원 24시간 보장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하며 사태가 마무리 되는가 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인공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사경을 헤맸던 또 한명의 중증장애인 오지석씨가 47일만의 사투 끝에 결국 숨진 것이다.

24시간 활동지원제도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독거특례를 받지 못했던 오씨는 항상 ‘혼자’를 두려워했다. 그랬던 그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사이, 병원에 다녀오던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던 사이 인공호흡기에 문제가 생겨버린 것.

그뒤 47일간 의식불명이라는 소식만 알려진 채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에 잊혀졌던 지석씨는 결국 6월 첫날 32세의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만 하는 중증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고,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행복했던 청년의 꿈이 한순간 사라져버린 것.

장애계는 눈물바다 속 서울시청 앞에 차려진 세월호 분향소옆에서 또 다시 장례식을 치렀다. “지석아 미안하다”라고 통곡하는 지석씨의 어머니의 목소리에 장애인들도 함께 슬퍼했다.

11월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장애인활동개정안 발의'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11월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장애인활동개정안 발의'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DB
■'송국현오지석법' 발의, 아직 희망은 있다=이번엔 내 차례가 아니기를, 꼭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약속을 한 채 또 다시 정부를 대상으로 투쟁을 예고한 장애계.

하반기에 들어서는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 등이 담긴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 이른바 ‘송국현오지석법’에 박차를 가했다.

그후, 11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장애인과 오지석씨의 어머니 송점순씨는 아픈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죽음의 원인이었던 장애등급 제한, 서비스상한제한 폐지 등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송씨가 화재참변을 당한지 8개월, 최근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내년부터 활동지원제도 신청자격 범위를 3급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2년전 고 김주영 활동가의 죽음으로 활동지원급여가 대폭 상승한 이후, 송씨의 죽음이 또 한번 제도를 바꾼 것.

장애계가 원하고 있는 신청자격 폐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현재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됐고, 오는 2018년까지 수립되는 제1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속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 단계적 폐지 등도 함께 담겨있다.

2014년 유난히 슬펐던 대한민국, 그 안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장애인들의 죽음이 있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길, 더 이상 죽어야만 제도가 달라지지 않길 장애인들은 또 한번 희망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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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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