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여수해상케이블카에 탑승하려 하자 거절당했다. ⓒ박종태

전국 최초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아시아에서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지난 2일 개통된 가운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는 여수항 돌산대교와 제2돌산(거북선)대교 사이 바다를 가로지르며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 정류장까지 1.5km를 운행한다. 최고 높이 98m이고 바다를 지나는 구간 길이는 650m다.

해상케이블카가 최고 지점에 올라갔을 때 멀리 남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며 여수 건너편에 있는 경남 남해군의 풍광도 한눈에 들어온다. 해상케이블카의 캐빈은 두 종류로 총 50대 운행을 한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은 10대(5인승)로 탑승 시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며, 나머지 40대의 일반 캐빈은 8인승이다.

해상케이블카는 서울 남산케이블카에 이어 두 번째로 야간운행을 한다. 운행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이용요금(왕복 기준)은 ▲일반 캐빈: 대인(중학생 이상) 1만3000원, 소인(37개월 이상~초등학교 이하) 9000원, 장애인(대인) 1만2000원, 장애어린이(소인) 8000원, 장애인 동반 보호자(성인) 1인 1만2000원 ▲크리스털 캐빈: 대인 2만원, 소인 1만5000원으로 장애인 할인은 없다.

그렇다면 장애인들도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을까? 지난 8일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민 홍보팀장, 이창준 직원, 설인수 사회복지사와 함께 1~2층인 돌산·자산정류장 건물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또한 돌산정류장의 경우 아직 공사 중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이 불편, 지산정류장에서 해상케이블카를 탑승해 봤다.

점검 결과 두 곳의 정류장 중 자산정류장 입구에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이 설치됐고, 그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인적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벨이 미설치됐다.

두 곳의 정류장은 공통적으로 엘리베이터 2대가 설치됐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버튼 밑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은 두 곳의 정류장 모두 1층과 2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옆에 남녀공용으로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며, 문고리 잠금장치의 사용도 어렵다.

내부를 살펴보면 지산정류장 1층 화장실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으며, 용변기 양옆 손잡이의 간격이 너무 넓었다. 휴지걸이도 앉아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고, 세면대 손잡이가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접슨하기 불편이 따랐다.

지산정류장 1층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경우 먼저 청소도구로 차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으며 휴지걸이는 앉아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특히 세면대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에 설치된 세면대를 사용해야 하는데 여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두 곳 정류장의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된 반면 바닥에 점자블록은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이 밖에도 계단에는 점자블록의 설치 상태가 양호했지만, 손잡이가 한쪽만 설치돼 있어 문제였다.

특히 이경민 팀장과 이창준씨가 평소 타는 전동휠체어로 해상케이블카를 타려했는데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해상케이블카가 정지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움직여서 전동휠체어는 위험해 탑승할 수 없고, 수동휠체어만 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은 일반 케빈에 턱이 없고, 출입문의 폭도 넓어 충분히 이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전동휠체어로 탑승할 수 없었다. 물론 바닥이 강화유리인 크리스털 캐빈도 조그마한 턱이 있고, 강화유리에 흠집이 생긴다는 이유로 수동휠체어를 이용해도 탑승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불만이 높아지자 다른 곳에서 수동휠체어 1대를 겨우 빌려와서 이창준씨만 일반 케이블카를 직원의 도움으로 탑승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일반 캐빈에 탑승할 수 없는 지 줄자로 재본 결과 전동휠체어의 넓이가 약 64cm인 반면, 출입문은 76cm였다"면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보호자 1명이 충분히 탈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남녀공용인데다가 출입문도 여닫이고, 내부의 경우 문제가 많았다"면서 "시각장애인 관련 편의 시설 등도 부족하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케이블카 담당자는 "전동휠체어 탑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층별로 성별을 구분, 공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등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탈 캐빈은 10(5인승)대가 운행 중인데 작은 턱이 있고, 강화유리에 흠집이 생겨 수동휠체어로도 탑승을 할 수 없다. ⓒ박종태

전동휠체어로 일반 캐빈의 탑승을 거절 당하자 장애인이 수동휠체어로 옮겨 탄 뒤 탑승하고 있다. ⓒ박종태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인수 사회복지사가 일반 캐빈의 출입문 넓이와 전동휠체어의 넓이를 비교하기 위해 줄자로 재고 있다. ⓒ박종태

해상케이블카는 여수항 돌산대교와 제2돌산(거북선)대교 사이 바다를 가로지르며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 정류장까지 1.5km를 운행한다. 최고 높이 98m이고 바다를 지나는 구간 길이는 650m다. ⓒ박종태

돌산공원과 자산공원 정류장의 장애인화장실은 모두 남녀공용으로 설치됐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지산정류장 1층 화장실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으며, 용변기 양옆 손잡이의 간격이 너무 넓었다. 휴지걸이도 앉아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고, 세면대 손잡이가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접슨하기 불편이 따랐다. ⓒ박종태

자산공원 정류장 1층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에 청소 도구들이 가득하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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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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