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맞춤훈련센터 7개의 강의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다. ⓒ박종태

서울 도심에 문을 연 장애인 전용 직업훈련센터인 ‘서울맞춤훈련센터(이하 서울센터)’의 장애인 편의 시설이 미흡,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센터는 한국장애인공단 산하 5개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일산, 부산, 대구, 대전, 전남)이 서울과 떨어져 있는 관계로 지역 장애인들이 직업훈련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어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스퀘어 11층에 마련됐고, 지난 21일 개소식을 가졌다.

특히 장애인 훈련생 130명이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 6개소를 갖추고 있고 대강의실 1개소, 체력 단련실, 의무실, 회의실 등도 마련돼 있다.

지난 24일 직접 방문해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을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문제가 수두룩했다. 건물주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 부족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먼저 7개의 강의실 출입문은 여닫이 출입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출입문 옆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실과명 점자표지판이, 바닥에는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인 비장애인화장실의 내부에 마련됐다. 하지만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접이식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하기 힘들다.

내부 또한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출입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점검됐다.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 세면대가 미설치됐다.

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매립형이 아니라 물기가 묻으면 미끄럽고, 변형됐을 때 부딪치면 구두가 찢어질 수 있는 스테인리스 피스 고정형이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반면 대강의실 단상의 강의 탁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높낮이가 조절되는 제품으로 설치됐고, 의무실에는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침대가 마련돼 있었다.

이와 관련 서울센터 관계자는 “세를 주고 입주한 관계로 화장실 전체를 뜯고 공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강의실 출입문을 터치식자동문으로, 시각장애인 편의 등과 관련 예산을 세워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맞춤훈련센터 입구. ⓒ박종태

의무실에는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침대가 마련돼 있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매립형이 아니라 물기가 묻으면 미끄럽고, 변형됐을 때 부딪치면 구두가 찢어질 수 있는 스테인리스 피스 고정형이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으며,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출입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점검됐다.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터,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 세면대가 미설치됐다. ⓒ박종태

대강의실 단상의 강의 탁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높낮이가 조절되는 제품으로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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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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