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아름다운화장실 공모'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이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됐다. ⓒ박종태

안전행정부와 조선일보,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14 제16회 아름다운화장실’ 공모 결과가 지난 5일 발표됐다.

응모한 총 132개소의 공중화장실에 대해 심사한 결과 대상 1개소, 금상 1개소, 은상 5개소, 동상 21개소, 특별상 3개소를 선정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 금상으로 선정된 수원 광교신도시 혜령공원의 화장실을 방문해 아름다움에 더해 장애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지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했다.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신라 건국신화인 난생설화를 바탕으로 디자인 한 '알' 형상의 건축물로 입구 외벽에 첨성대모양을 표현하는 등 역사성과 독창성을 가미한 스토리가 있는 화장실로 꾸며졌다.

내부는 자연친화적인 돌(현무암)과 편백나무로 마감하고 넓은 창을 이용해 자연채광을 적극 유도했다. 기본적인 위생기기의 비치는 물론 수유실과 동행인이 더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까지 별도로 마련하는 등 이용객 편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6일 동궁원 관계자와 함께 장애인 편의를 살펴본 결과 입구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설치됐다. 하지만 경사로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불편이 따라 아쉬웠다.

입구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설치가 되었으나 손잡이가 없어 문제였고, 화장실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불편한 여닫이문이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옆에 따로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출입문도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움직이는데 불편이 따랐으며,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이어서 휠체어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했다. 세면대 크기를 줄이고 용변기 방향 손잡이를 상하가동식으로 설치하면, 그나마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설치된 용변기 등받이는 위치가 높아 허리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반면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은 손이 닿는 위치에 양호하게 설치됐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고,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었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동궁원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르는 사항을 하나하나 확인해서 빠른 시일 내에 고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교신도시 혜령공원 화장실=낮은 산과 아파트에 둘러싸인 작은 공원으로 24시간 개방이 아니라 월~목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금~일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지난 7일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화장실 입구에 턱이 없어 휠체어 등이 출입하기 편리한 반면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도 문제다. 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었던 것.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출입문은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으로 내부는 공간은 넓었고,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반면 비상호출벨 대신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불편이 따랐다. 용변기 등받이도 미설치됐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고,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됐다.

이 밖에도 화장실에는 일부 모서리가 있는데 반해 여기에 보호대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부딪히면 다칠 우려가 있었다.

수원시청 공중화장실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혜령공원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 전경. ⓒ박종태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움직이는데 불편이 따랐으며,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이어서 휠체어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했다. 설치된 용변기 등받이는 위치가 높아 허리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반면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은 손이 닿는 위치에 양호하게 설치됐다.ⓒ박종태

경주 동궁원 '알' 화장실의 남성비장애인화장실에는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됐다. ⓒ박종태

경주 동궁원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고,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었다. ⓒ박종태

'제16회 아름다운화장실 공모'에서 금상으로 선정된 광교 혜령공원 화장실. 입구에 턱이 없어 휠체어 등이 출입하기 편리한 반면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다. ⓒ박종태

혜령공원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반면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고,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됐다. ⓒ박종태

혜령공원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공간이 넓었고,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반면 비상호출벨 대신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불편이 따랐다. 용변기 등받이도 미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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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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