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바닥의 화강암 혹두기 철거 시범 작업 모습. ⓒ박종태

시각장애인의 안전 걸림돌로 지적을 받아 온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화강석 혹두기’의 제거 작업이 비용 부담 문제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DDP의 화강석 혹두기는 무장애공간의 경계에 높이 6±1㎜로 주요 출입구까지 길게 설치됐고, 장애인들의 통행을 돕기 위해 보행안전구역의 중앙에 3m 간격으로 약시자용 LED등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높이 때문에 걸려 넘어지고, 저시력 장애인들은 색상을 구분할 수 없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등의 문제로 개선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는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혹두기를 제거하고,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면을 약간 울퉁불퉁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1일에는 시공업체인 삼성물산, 철거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부 혹두기를 제거하는 시연회도 가졌다. 또한 추석 연휴 등 때문에 늦어질 수는 있지만 9월 말까지는 제거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DDP의 화강석 혹두기 제거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각장애인의 안전 걸림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삼성물산이 혹두기 철거 비용을 주기 않아 개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물산은 “설계하라는 대로 했기 때문에 화강암 혹두기 제거에 드는 비용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비용부담 책임이 어디에 있든 화강암 혹두기 제거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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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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