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종합운동장 유관순체육관 입구에는 법규에 어긋나는 높이 30cm, 석재 볼라드가 설치됐다. ⓒ박종태

‘제3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지난 15일 천안종합운동장 유관순체육관에서의 개회식을 시작으로 나흘 동안의 일정에 들어갔다.

충남도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천안시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선수 380여명이 정규직종 20개, 시범직종 7개, 레저 및 생활 기능경기직종 9개 등 총 36개 직종에 참가해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

경기는 천안종합운동장 실내테니스경기장,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1·2캠퍼스에서 나뉘어 진행된다. 폐회식은 개회식이 열린 천안종합운동장 유관순체육관에서 오는 18일 열리게 된다.

대회 첫날, 이들 경기장과 유관순체육관을 각각 방문해 선수들과 관람객들의 불편은 없는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천안종합운동장 유관순체육관=입구에는 법규에 어긋나는 높이 30cm, 석재 볼라드가 설치됐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가 부딪쳤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탄성재질로 높이 80~100㎝, 지름 10~20㎝, 1.5m 안팎의 간격으로 설치돼야 한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공용, 2층에 남녀로 구분돼 마련돼 있는데 모두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의 출입 불편이 없었다.

내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대신 손발로 눌러 사용할 수 있는 세정장치가 바닥과 벽면에 각각 설치돼 문제가 없었던 반면 용변기 뒤 등받이가 미설치됐다. 세면대 양쪽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이어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세면대로 진입할 수 없는 상태다.

용변기 손잡이는 모두 문제였다. 2층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양쪽 모두 T자로만 설치돼 있고, 1층은 양쪽에 T자, 그리고 벽면에 L자 거꾸로 설치됐다. 용변기 손잡이는 T자 1개, 벽면에 L자 1개를 설치해야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

또한 2층의 경우 휴지걸이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지만 비상호출벨은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가 아니었다. 2층은 모두 앉아서 손이 닫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어 더욱 심각했다.

1층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2층의 경우에는 벽면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됐지만, 바닥에 점자블록은 무분별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한편 외부에는 이동식 남녀장애인화장실이 각각 1개씩 설치됐는데, 입구 경사로에 추락방지 가드레일이 없어 매우 위험하고, 출입문도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도 출입하기 불편하다.

■천안종합운동장 실내테니스경기장=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또한 접이식이어서 마찬가지였고, 손이 불편한 장애인은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힘들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자동 물내림 센서나 손발로 누르는 세정장치가 없다.

비장애인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는 양쪽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외부 계단 바닥에 점자블록 미설치, 손잡이가 오른쪽에만 설치된 점, 핸드레일 점자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1캠퍼스=경기는 구체육관, 신체육관 내 농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구체육관의 경우 입구에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비장애인화장실 및 장애인화장실이 전무했다. 따라서 옆 건물의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현실이다.

설치된 이동식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입구 경사로에 추락방지 가드레일이 없어 매우 위험하고, 출입문도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도 출입하기 불편하다.

신체육관 입구의 볼라드는 둥근 공 모양의 낮은 석재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 등이 부딪치면 넘어지거나 다칠 위험이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여닫이문인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언감생심이다.

남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은 미설치됐고,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휴지걸이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있었던 반면 용변기 등받이가 미설치 됐고, 비상호출벨은 용변기 뒤에 설치됐다.

비장애인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는 양쪽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2캠퍼스=경기는 건물 3·4층에서 열리고 있다. 여기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없어 지하1층과 지상1층에 남녀로 각각 구분돼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여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출입문이 여닫이로 불편한 여성비장애인화장실 안쪽 입구에 마련돼 있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미설치됐고, 휴지걸이는 앉아서 닿지 않는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는 공간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양쪽 모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이 힘들다. 반면 손발로 눌러 사용하는 세정장치는 벽면과 바닥에 설치돼 있어 이용에 문제가 없었다.

각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내부의 계단의 경우에는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된 반면, 손잡이는 아예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는데 있어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건물의 장애인화장실이 매우 열악해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이동식 장애인화장실에 도우미를 배치하는 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폐회식 장소인 유관순체육관의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공용, 2층에 남녀로 구분돼 마련돼 있는데 모두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의 출입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내부에는 용변기 뒤 등받이가 미설치됐고, 세면대 양쪽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이어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세면대로 진입할 수 없는 상태다. ⓒ박종태

유관순체육관 1층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천안종합운동장 실내테니스경기장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또한 접이식이어서 마찬가지였고, 손이 불편한 장애인은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힘들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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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종합운동장 실내테니스경기장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자동 물내림 센서나 손발로 누르는 세정장치가 없다. 비장애인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는 양쪽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유관순체육관, 실내테니스경기장, 한국기술대학교 제1·2캠퍼스에는 이동식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입구 경사로에 추락방지 가드레일이 없어 매우 위험하고, 출입문도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도 출입하기 불편하다. ⓒ박종태

한국기술대학교 제1캠퍼스 신체육관 입구의 볼라드는 둥근 공 모양의 낮은 석재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 등이 부딪치면 넘어지거나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한국기술대학교 제1캠퍼스 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여닫이문인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언감생심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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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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