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공보관 이종길 판사가 장애인사법지원단 단원들에게 장애인 사법지원제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박종태

대구지역 장애인 관련 업무담당자 14명이 대구지방법원 ‘장애인사법지원단’으로 위촉돼 2년 동안의 활동에 들어갔다.

대구지방법원(법원장 조해현)은 지난 21일 오전 본관 4층 중회의실에서 조혜현 법원장을 비롯한 법원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장애인사법지원단 단원 위촉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14개 지역 장애인 단체·협회 등으로부터 각각 추천받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대구시협회 최경식 부회장,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여샛별 과장 등 14명이 위촉장을 전달 받았다.

장애인사법지원단은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한 사법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구성·운영되며, 장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이 장애인 사법지원단을 위촉하는 것은 전국 처음이다.

단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법원의 장애인사법지원제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각종 장애인 사법지원제도를 홍보하게 된다.

위촉식을 마친 뒤에는 단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고, 장애유형에 따른 다양한 요구들이 나왔다.

여샛별 과장은 “시각장애인은 시각 결손으로 인하여 개인 소송 시 절차와 관련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소장 접수 후 보조인 부재 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법적 대응시기를 놓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칭)장애인전문상담센터를 통해 개인 정보 확인 후 정보전달이 될 수 있는 방법이 검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수감자의 경우 매일 반성의 사유서를 제출하는데 시각장애인은 수감자의 도움 없이는 작성에 어려움이 있기에 장애로 인한 차별과 학대가 빈번하게 일어 난다”면서 “시각장애인 수감자에 대한 인권보장과 장애인 차별을 없앨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보관 이종길 판사는 “(가칭)장애인전문상담센터는 지난해 대법원의 노력으로 신규 예산을 확보, 올해부터 2016년까지 장애인 등 소수자 보호를 위한 통합지원센터로 개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사법지원서비스가 점차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또한 “장애인전문상담센터에는 특수키보드·마우스, 점자안내판, 휠체어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될 뿐만 아니라 재판절차, 판례, 법령, 소송구조 등에 정보와 각종 안내서나 신청서 등의 양식을 점자, 음성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의 각종 서류를 창구에서 바로 접수할 수 있도록 원스톱 창구가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시각장애인 수감자와 관련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 한다”면서 “교도소 내에서의 장애인 수감자의 권리문제는 법무부 관할 이어서 저희 법원이 적극적인 지침을 시행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저희 형사 법관들이 형사재판을 진행하면서 장애인 수감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살피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식 부회장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억울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 막상 마음 편하게 상담할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고, 특히 법률상담 비용 앞에 무너진다”면서 “이를 대비, 특정 문제에 대한 상담전화 ‘핫라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최 부회장은 또한 “대구지법의 건물들이 오래 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분명히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예산확보를 통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법원을 출입할 수 있도록 턱없는 문턱을 만드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지법 박영춘 총무과장은 “핫라인은 장애인전문상담센터가 개관되면 (해결되기 때문에) 개선될 것”이라면 “현 대구지법 청사는 1973년 신축한 이래 임시적으로 증·개축을 거듭하면서 건물구조가 복잡,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법원 방문 시 이동에 있어 불편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청사 1층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 안내도우미, 방호원을 배치해서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종합민원실에는 청각장애인용 소리증폭기,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기·다용도확대경을 비치해 조금이나마 장애인들이 법원을 방문하였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총무과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을 확충,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촉식에 앞서 공보관 이종길 판사는 장애인사법지원단 단원들에게 장애인 사법지원제도 등을 소개했다.

대구지방법원 조해현 법원장이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대구협회 최경식 부회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박종태

대구지방법원 조해현 법원장이 위촉장을 수여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태

조해현 법원장을 비롯한 대구지방법원 관계자들과 장애인사법지원단 단원 14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태

위촉식 뒤에는 대구지방법원 관계자들과 장애인사법지원단이 자리한 가운데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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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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