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21개동 608곳에 설치된 볼라드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보행안전시설물 구조시설’ 시행규칙을 모두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실시한 ‘편의시설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른 결과다.

센터는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를 위해 서울 내 대학교에 재학중인 건축학과와 법학과 학생 5명의 도움을 받아 조사·분석했다.

조사결과 총 608곳의 볼라드 중 6가지 규정 (보행을 방해하지 않음, 반사도료사용, 높이 80cm~100cm, 지름 10~20cm, 볼라드간 간격 1.5m내외, 충격흡수재질 사용, 0.3m전방 점형블럭 설치)을 준수하는 곳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볼라드 0.3m전방에 충돌우려가 있음을 미리 알리는 ‘점형블록’을 설치하지 않아 문제가 된 곳은 544곳, 89.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석재나 철재 볼라드 등 보행자의 충격을 흡수하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곳도 444곳, 73%로 높게 나타났다. 인도 한 가운데에 설치되어 있거나, 높이가 너무 낮아 사고의 위험이 높은 볼라드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이건호(24세) 씨는 “대부분의 볼라드가 눈에 띄지 않아 인식이 어렵고, 높이가 낮아 부딪히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보행 시 볼라드로 인해 불편을 겪은 사례가 매우 많다. 하루 빨리 규정에 위반된 볼라드를 철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재질의 볼라드로 재설치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정한 사무국장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이 오히려 보행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이번 편의시설 모니터링의 조사결과가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에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책적으로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시각장애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지하철 출구 및 역사 내에 설치된 음성유도기 작동유무를 확인하고 출구의 접근성 정도를 파악하는 등 지하철의 편의시설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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