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세계 장애인의 날' 광화문거리로 나온 장애인들이 권리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확보를 위해 제정된 ‘제 21회 세계장애인의 날’.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현실 앞에 장애인들이 올해도 거리로 나왔다.

세계장애인의 날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국제 기념일 중 하나로 세계 장애인의 재활과 복지의 상태를 점검하고, 장애인이 보다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기념일이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3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 앞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21회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 및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 권리보장의 목소리를 재차 높였다.

지난해 8월 출범한 공동행동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현재 광화문농성은 465일째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가 각종 복지제도에 등급제한을 두는 장애인 차별의 상징이라고 지적하고, 부양의무제 역시 가난을 국가가 아닌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복지의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1년 넘게 지속된 이들의 활동은 일정 부분 많은 변화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장애등급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부양의무제 역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법 역시 여·야가 총선과 대선을 통해 수차례 제정을 약속했으며 지난해 5월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의 법안과 올 7월 유일호 의원의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하지만 장애인의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장애등급제폐지는 현재 중증과 경증으로 나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부양의무제 폐지는 공론화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발달장애인법 역시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공동 대표는 “우리가 이 추운 날 새벽부터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멋진 아파트, 큰돈을 달라고 온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말을 하러 온 것”이라며 “우리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시는 우리같이 사는 장애인, 장애인부모가 나오지 않는 세상을 만들지 않기 위해 힘차게 전진하자”며 “앞으로 나와서 피로 땀으로 우리의 권리를 당당하게 찾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발달장애인법이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1호 법률로 발의됐지만 아직 한 번도 심의 된 적이 없다”면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우리가 뭘 했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백 명의 부모님들이 뭉쳐서 투쟁하면 발달장애인법 제정,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땅에서 이민가지 않고 아이들의 미래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장애등급제가 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아닌 행정편의에 따라 만들어진 제도”라면서 “몸에 옷을 맞추지 않고 옷에 사람을 맞추는 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선진국을 판단하는 기준이 소득수준을 넘어 장애인들이 불편없이 사회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인간 답게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함께 싸우고 제도를 개선하는 일에 힘차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부터 광화문 농성이 500일째 되는 내년 1월 2일까지 30일 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공동 대표가 투쟁발언을 통해 장애인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미래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촉구했다." ⓒ에이블뉴스

민주당 김기준 의원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세계 장애인의 날 투쟁대회에 참석한 이진섭, 이균도 부자. ⓒ에이블뉴스

세계 장애인의 날 투쟁대회에 참석한 사람들 모습. ⓒ에이블뉴스

세계 장애인의 날 투쟁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몸짓패 들꽃이 문화공연 모습. ⓒ에이블뉴스

세계장애인의날 투쟁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메우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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