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장실' 금상을 받은 부천 구지공원 공중화장실.ⓒ박종태

경기도 부천시 상1동 반달마을 구지공원 공중화장실이 안전행정부·조선일보·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주관으로 지난 7~9월 진행한 ‘제15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공모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 151개 기관이 참가했으며 지난달 14일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구지공원 남서쪽에 자리한 공중화장실 건물은 어린이를 배려, 놀이터 앞에 공원 지형에 따라 배치돼 있다. 또한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 건물은 분리된 ㄱ 형태로 마주하고 있다.

지난 2일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용현(지체장애1급) 소장과 함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심각한 실정이었다.

공중화장실 입구 경사로에는 점자블록이 있어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 불편이 우려됐다. 손잡이의 경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반면 양쪽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남녀화장실 부근에는 점자블록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할 것으로 보였다.

경사로를 지나 화장실 입구까지 길게 이어진 점자블록 옆에 네모난 기둥이 있는데, 모서리에 보호대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이동 중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 끝에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더욱이 내부의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과 부딪칠 우려가 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으로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하기 힘들다. 특히 내부가 좁은데도 불구하고, 가족도우미화장실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내부에는 성인용과 어린이용 변기가 마주보고 있으며,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의 경우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상하 가동식 설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고정식이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의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이 남녀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센터 박용현 소장은 점검 뒤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공중화장실이 금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비장애인화장실만 잘 설치가 되고 장애인화장실은 엉망으로 설치를 해도 되는지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할 때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천시청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인정하면서도 “장애인단체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화장실을 만들었다”고 설명한 뒤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불편한 점을 고쳐 보도록 노력할 것”을 밝혔다.

한편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관계자는 심사와 관련 “장애인화장실이 불편한 줄 알았는데, 부천시청이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만들었다고 해서 금상을 수여했다”고 말했다.

경사로 좌, 우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다. ⓒ박종태

네모난 기둥의 모서리에 보호대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이동을 하다 부딪쳐 다칠 우려가 있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은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 끝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통로도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할 경우, 비장애인들과 부딪칠 우려가 있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여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 끝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통로도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할 경우, 비장애인들과 부딪칠 우려가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또한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이동이 힘들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성인용과 어린이용 변기가 마주보고 있으며,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의 경우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상하 가동식 설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고정식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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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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