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지상파 3사 뉴스가 장애와 장애인을 하나의 구경거리나 흥밋거리로 취급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서영남 박사는 최근 한국장애인재단의 ‘2013 논문지원사업 논문발표회’를 통해 이 같은 ‘틀 짓기 이론과 심리적 언어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한 주시청시간대 공중파 장애인 뉴스’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2007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의 기간 중 지상파 3사(KBS, SBS, MBC) 주시청시간대 뉴스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장애 관련 보도 234개를 분석한 결과로, 먼저 장애 뉴스의 평균길이는 110.2초, 평균 꼭지 순서는 19.7번째였다.

보도 형식의 분포는 전체 234건 중 절대 다수인 200건(85.5%)이 스트레이트 뉴스였다. 이어 기획이나 심층 취재 33건(14.1%), 스케치 뉴스 1건(0.4%)였다.

보도 목적 측면에서는 미담 소개가 80건(34.2%)로 가장 높았으며, 사건 소개 52건(22.2%), 고발 뉴스 51건(21.8%), 행사 소개 30건(12.8%), 정보 전달 17건(7.3%), 사고 소식 4건(1.7%) 등이었다.

서 박사는 “스트레이트 보도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언론이 장애와 장애인 문제를 피상적으로, 중요치 않은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며 “휴먼스토리의 분량이 높은 반면, 장애인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 전달에 관한 보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점은 장애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뉴스 제적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도 분야의 경우, 사회가 148건, 63.2%로 가장 높았으며, 스포츠 55건(23.5%), 문화 19건(8.1%) 등이 이었다.

보도 소재는 특정 인물 및 단체가 76건으로 가장 높았고, 장애 인프라 42건(17.9%), 장애인 대상 범죄 34건(14.5%), 장애인 스포츠 17건(7.3%), 장애인 행사 15건(6.4%)였다. 반면, 장애인 시위가 3건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이중 스포츠 뉴스의 비중이 높은 것은 주로 스포츠 영웅을 부각하거나, 패럴림픽이나 장애인 체전, 마라톤이나 수영대회 같은 행사를 단순히 소개하는 형식으로, 언론이 장애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 서 박사의 설명.

또한 뉴스에 등장한 장애인들은 주로 휠체어나 의족, 흰 지팡이, 부자연스러운 몸짓 등 대체로 겉으로 장애 여부가 드러났다. 지체장애가 70건(30.4%)으로 가장 많았으며, 시각장애 29건(12.6%), 지적장애 21건(9.1%), 청각장애 12건(5.2%), 뇌병변장애 11건(4.8%)였던 것.

반면, 장애 중 영상으로 표현이 어렵거나 쉬이 식별되지 않는 호흡기, 심장, 장루‧요루장애 등의 유형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국내 장애 뉴스는 원초적 감정을 자아내는 휴먼스토리나 흥밋거리로 표현되고 있었다.

연역 프레임을 분석한 결과, 인간 흥미 프레임이 226건으로 51.3%, 116건을 차지한 것. 이어 책임 귀인 프레임 86건(38.1%), 도덕성 프레임 19건(8.4%)였다.

또한 뉴스는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로 ‘영웅 프레임’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총 84건으로 35.9%에 달한 결과다.

이어 의존자 프레임 60건(25.6%), 희생자 프레임 51건(21.8%), 똑같은 이웃 프레임 15건(6.4%), 환자 9건(3.8%), 범죄자 7건(3%), 괴물 6건(2.6%) 등이었다.

이외에도 뉴스는 장애인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수가 평균 14.1개로, 장애 부위나 장애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장면의 수는 평균 8.5개였다. 또한 전체 장면 중 클로즈업, 각도, 영상 기법 등 어떤 식으로든 장애인을 비정상적으로 부각하는 장면의 수는 평균 8.2개에 달했다.

이를 통해 서 박사는 ▲국내 공중파 방송의 장애 뉴스의 절대적 부족 양 ▲장애 문제를 일종의 흥밋거리로 만들고, 영웅 아니면 피해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닌 장애에 묻힌 사람으로 표현되는 장애인 등의 결론을 내놨다.

즉, 방송 뉴스를 통해 비춰진 장애의 모습은 별 중요치 않은 문제, 신기하거나 특이한 이야깃거리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셈이라는 것.

서 박사는 “장애 뉴스는 어느 한 장애인의 사례를 다뤄 눈물샘을 자극하기 보다는 장애인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들의 자립을 도울 현실적 방안이 무엇인지를 더욱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 언론의 이러한 뉴스 관행은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거나 고착화할 수 있으니 지속적인 관찰과 개선 요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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