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문화원 박인호 원장의 ‘사퇴’ 빠진 사과에 지역 장애인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열린 '박인호 문화원장 막말 규탄' 기자회견 모습. ⓒ에이블뉴스

공식석상에서 복지시설을 혐오시설이라고 폄하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은평문화원 박인호 원장의 ‘사퇴’ 빠진 사과에 지역 장애·시민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은평문화원 박인호 원장은 지난 5월 11일 (구)국립보건원 부지활동 시민대책위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은평구 내 복지시설을 혐오시설이라고 폄하하고 정신병원을 부끄럽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장애인이 살기좋은 은평을 만드는사람들'(대표 최용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지역 장애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5월 27일 은평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공개 사과문 게재와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원장은 그간 낙후된 은평구 현실을 발언하는 중에 장애인단체 시설 등 복지시설을 혐오시설로 실언하게 됐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의 내용이 미흡하고, 문화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사퇴 수락과 함께 수정된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를 단체와 협의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 원장은 3일 수정된 사과문을 이들 단체에 보내왔다. 합의에 따른 것인데 “창립총회에 참석해 복지시설을 혐오시설이라고 폄하하고, 정신병원을 부끄럽다고 얘기한 바 있다”라고 인정하고 사과할 뿐 ‘사퇴’에 대한 입장은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최용기 대표는 “당초 사과문에는 사퇴의 내용이 언급됐지만,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고 은평문화원 회원들의 투표로 원장이 된 만큼 사퇴가 어렵다는 입장 때문에 사과문에서 (사퇴 내용을) 뺐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 더 명예로운 행동”이라며 “사퇴 약속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은 “박 원장의 사과문에 대해 일부 만족하는 단체도 있지만 사퇴 촉구에 대한 입장의 변화는 없다”면서 “은평문화원 이사회 측에 사퇴 촉구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등 사퇴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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