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동아일보사 앞 횡단보도 음향신호기. ⓒ박종태

서울시와 도로교통공단은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개선을 위해 지난 3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민교통안전협회, 음향신호기 제조사 등과 함께 수차례 회의를 가진 것은 물론 현장점검도 실시했다.

시각장애인들이 횡단보도에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는 의지여서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같은 의지가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지 서울 지역 몇 군데의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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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사거리 횡단보도에는 지주가 4개 있고, 음향신호기는 한 지주에 2개씩 설치됐다. 리모컨을 누르면 왼쪽(남성 목소리), 오른쪽(여성 목소리) 음향신호가 동시에 울려 시각장애인이 혼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는 소음공해가 될 수 있다. 또한 음향신호기 버튼이 2개여서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의 버튼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횡단보도의 음향신호기도 광화문사거리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와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4번 출입구 방향 교통섬의 지주에는 버튼 앞에 쓰레기통이 있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칠 위험이 있었다.

이 같은 점검 결과는 서울시가 지난 3월 논의 과정에서 한 지주에 2대가 설치된 음향신호기 개선 등을 위해 특성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충정로 동아일보사 앞 횡단보도에는 한 지주에 1대의 음향신호기가 설치됐지만, 아직 도로교통공단의 ‘기능검사 및 특성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작동이 안됐다.

빨리 검사가 이뤄져 시각장애인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시 관계자와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의 말이 정 반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능검사를 신청했다”고 밝혔고,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전화통화에서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충정로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박종태

광화문사거리 교보문구 앞 횡단보도에는 한 지주에 음향신호기가 2대 설치돼 있다. ⓒ박종태

광화문사거리 교보문고 앞 횡단보도. 한 지주에 음향신호기가 2대 설치됨에 따라 버튼도 2개다. 점자블록도 없어 버튼 찾기도 힘들다. ⓒ박종태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횡단보도에는 한 지주에 음향신호기가 2대 설치돼 있다. ⓒ박종태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4번 출입구 방향 횡단보도 교통섬의 지주에는 버튼 앞에 쓰레기통이 있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칠 위험이 있었다. 물론 한 지주에 음향신호기가 2대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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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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