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청사 계단 중간참부분에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점형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서울시 신청사가 오는 10월 13일 개청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규모는 지하5층∼지상13층으로 통한옥의 처마를 본떠 만든 곡선 디자인에 전체 에너지의 30%를 친환경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설계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예비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아 장애인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공사를 진행했다.

그렇다면 개관을 앞둔 신청사의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어떨까?

신청사는 장애인들이 방문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지하 1층이 연결돼 있다. 장애인 민원인들이 많이 찾는 장애인복지과(장애인복지정책과, 장애인자립지원과로 나뉠 예정임)도 신관동 1층 서측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을 높였다.

1층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만져 신청사의 구조를 알 수 있는 ‘반구형 점자안내판’이 설치됐다. 물론 그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유도기를 비롯해 직원호출버튼도 설치돼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지하2층∼지상11층의 각 층마다 남녀로 구분해 마련돼 있다. 여성가족정책실 내부에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지상5층을 제외하고 모두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옆에 각각 설치됐다.

특히 신청사에는 가족도우미화장실이 남녀 각각 3곳씩 총 6곳에 마련됐다. 위치는 지상1층에 남·여 1곳, 지하1층 남녀 2곳씩이다.

장애인화장실과 가족도우미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이 편리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의 경우 세면대의 크기를 줄이고 손잡이를 한쪽은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 한쪽은 고정식으로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휠체어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을 편리하게 했다.

세면대 및 용변기 손잡이에는 미끄러움 및 차가움을 방지를 위해 시트지를 감아놨고, 비상호출버튼 및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장애인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또한 중증장애인들이 용변을 볼 때 기댈 수 있는 용변기 등받이와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가족도우미화장실의 경우 어린이 용변기 및 세면대, 유아 거치대,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됐으며, 입구에 '가족도우미화장실' 마크도 붙어있다.

신청사 비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옆에 내부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치됐다. 물론 점자표지판 밑 점자블록 설치도 양호했다.

모든 비장애인남자화장실에는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 등을 위해 한 곳의 소변기 양옆에 손잡이가 설치됐다.

다목적홀은 8층에 마련돼 있다고 안내돼 있지만 9층 일부와 트여있다. 8층에는 책상들이 놓여 있지만, 치우면 휠체어장애인 등이 자리할 수 있으며 휠체어장애인전용좌석은 9층에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8층과 9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단상은 8층에 있는데 계단이 3개나 된다. 그렇지만 휠체어장애인이 오르내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계단이 자동으로 내리고,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휠체어장애인전용좌석에는 각각 활동보조인과 같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설치돼 있다.

신청사는 본관동(옛청사) 4층에 위치한 서울도서관과 연결돼 있다. 연결통로가 마련돼 있는 것인데, 서울도서관 연결통로 끝에 10여개의 계단이 있어 이곳에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됐다.

수직형리프트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용자가 계속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힘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직형리프트 앞에 직원호출버튼을 설치했고, 안내데스크도 바로 옆에 있어 곧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청사를 건축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에는 높이가 부족해서 부득이하게 수직형리프트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1층 장애인복지과 입구를 비롯해 신청사에는 총 6개의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는데, 작동상태와 음질이 양호했다.

계단을 살펴보면 처음과 끝부분, 중간 참 부분까지 점형점자블록이, 손잡이에는 각층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됐다. 특히 9층 하늘공원과 8층 다목적홀 계단에 저시력장애인들을 위해 미끄럼방지 논슬립테이프를 설치한 것도 눈에 들어왔다.

신청사의 장애인전용주차장을 비롯해 모든 주차공간에는 사람들이 빈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네온사인이 설치됐다. 장애인전용주차장 표지판 문구도 '장애인 주차가능 표지가 부착된 차량만 주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신청사 외부에는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이동 편의를 더욱 높였다.

반면 신청사의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기둥이 많아 시각장애인들의 이용이, 주출입문 등이 회전문이기 때문에 휠체어장애인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점검한 결과, 약간의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춘 곳을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이는 BF인증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관계자도 같은 생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편리하도록 노력했고, 신청사 건축을 하면서 장애인편의시설 설치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됐다"면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본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을 수 있게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살펴 불편함을 해소하도록 마무리공사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신청사의 모든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이고, 내부도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박종태

서울 신청사의 모든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옆에 내부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치됐다. 물론 점자표지판 밑 점자블록 설치도 양호했다. ⓒ박종태

서울 신청사에는 남성 3곳, 여성 3곳 등 총 6곳의 가족도우미화장실이 있다. 여기에는 어린이 용변기 및 세면대, 유아 거치대, 기저기 교환대가 설치돼 있고 출입문 또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박종태

가족도우미화장실 벽면에 설치된 '마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만져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가 새겨져 있다. ⓒ박종태

9층 하늘공원과 8층 다목적홀 계단에는 저시력장애인들을 위해 미끄럼방지 논슬립테이프가 설치됐다. ⓒ박종태

다목적홀에 마련된 휠체어전용좌석. 활동보조인과 같이 앉을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돼 있다. ⓒ박종태

다목적홀 단상은 계단이 3개나 되지만 휠체어장애인들이 오르내리기에 문제가 없다. 계단이 자동으로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기 때문이다. ⓒ박종태

장애인전용주차장 표지판.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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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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