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남산케이블카 건물 전경.ⓒ박종태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혼자의 힘으로 남산케이블카에 탑승했다. 남산케이블카가 지난 1962년 개통한 이래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는 4층의 남산케이블카 건물의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완료, 지난달 31일 휠체어장애인이 참여한 가운데 최종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휠체어장애인은 남산케이블카 건물 1·3층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 남산케이블카를 직접 이용해 봤다.

먼저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이용이 편리했던 반면 내부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았다.

세면대 손잡이 고정식으로 설치되는 등의 이유 때문에 휠체어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이 힘들다. 아직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뒤 등받이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건물 내부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점자블록도 문제였다. 이 제품은 엘리베이터 앞, 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됐다. 제품을 매립형 점자블록으로 바꿔야한다.

더욱이 장애인화장실 입구의 경우, 시각장애인은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점자블록이 필요 없어 비장애인화장실로 위치를 옮겨야 한다.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설치도 필요하다.

건물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없을 뿐더러,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반면 4층 케이블카 입구의 경사로는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편했고, 1층 주차장에는 차량 주차 시 경사로를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는 등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었다.

이 밖에도 4층 케이블카 승강장과 케이블카의 간격이 없어 휠체어 바퀴가 빠질 위험이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적한 사항을 포함해 장애인이 불편한 사항은 전부 고칠 것"이라면서 "아직 서울시 준공검사를 받기 전이지만 준공되면 휠체어 및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휠체어장애인 등 중증장애인들이 남산 케이블카에서 내려 남산N타워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공사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2차 공사가 통과되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에게 이용 제약이 되고 있는 케이블카 도착점부터 남산N타워까지의 가파른 계단에 대한 개선 계획으로 환경을 헤치지 않게 나무를 깔고, 엘리베이터 및 브리지 설치 공사를 해 접근을 높인다는 것이다.

남산케이블카 건물 4층의 경사로를 통해 승강장 접근이 가능하다. ⓒ박종태

지난달 31일 최종점점에서 휠체어장애인이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케이블카를 타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인 점 등 때문에 휠체어장애인의 용변기 접근 힘들다. 비상호출버튼, 휴지걸이, 용변기 뒤 등받이도 아직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중증장애인들의 출입이 편리하다. 점자블록은 잘 못 설치됐다.ⓒ박종태

1층 경사로 모습. 차량 주차 시 경사로 침범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는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의 케이블카 도착점에서부터 남산N타워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박종태

남산케이블카 4층 전망대에서는 서울시내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