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의원회관 외관 모습. ⓒ박종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현 국회의원회관 뒤편에 제2 의원회관이 들어섰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선 제2 의원회관은 총 3년여의 건립기간을 거쳤다. 제2 의원회관은 연면적 10만6,732㎡에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건립 비용만도 1881억여원이 소요됐다.

제2 의원회관은 약 300여명의 국회의원과 2400명의 보좌관들의 업무 공간이자 국민과 국회의원간의 소통공간이다. 이는 기존의 의원회관이 노후화되고 공간이 협소해 제2의원회관을 신축하고 의원회관을 리모델링해 최적의 의정업무공간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편의시설 중앙지원센터와 함께 국민과 국회의원간의 소통을 위해 건립된 제2의원회관의 장애인 편의시설 수준을 검검하기 위해 지난 1일 제2의원회관을 찾았다.

현재 제2의원회관은 지하 1~5층까지 지하주차장이다. 1~2층은 출입구, 농협 및 식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3~10층까지는 국회의원 사무실로 꾸며져 있다.

먼저 지하 5-4층까지는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이 전무했다. 지하 3-2층은 장애인차량을 3대씩 주차할 수 있는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하 1층에는 장애인차량을 5대 주차할 수 있는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들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을 멀리서 식별할 수 있는 표시가 없어 개선이 요구됐다.

지하1층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에는 벽면 기둥이 있어 휠체어장애인이 내리기 힘들다.

또한 지하 1층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출입구 경사로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의 출입이 불편했다. 특히 여성장애인을 위한 화장실만 있어 남성장애인은 불편이 예상됐다.

화장실 내부 확인 결과 용변기 센서가 설치돼 장애인이 직접 물을 내릴 필요 없게 돼 있었다. 또한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중증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설치됐고 세면대도 물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설치돼 이용이 편리했다. 다만 용변기에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은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불편했다.

무엇보다 지하주차장은 공통으로 장애인전용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동선에 바닥과 같은 색상으로 분간이 어려운 턱이 있어 자칫 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매우 높았다.

편의시설 점검과정에서 만난 의원회관 한 여직원은 “최근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하 1층 국회의원들을 위한 건강관리실(체력단련실)내 사우나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촉지판이, 바닥에는 점자블록이 미설치 돼 있었다. 또한 출입구에는 발판과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이 출입하기 불편했고, 시각장애인도 턱에 걸려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었다.

현재 19대 장애인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김정록,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 등이 있다. 특히 향후 이들 의원들 보다 더한 중증장애인들이 배출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 안목의 개선이 필요했다.

사우나실 내 목욕탕 역시 휠체어장애인은 높은 턱이 있어 탕에 들어갈 수 없었다. 또한 다리가 불편한 중증장애인들도 탕에 입수하려면 혼자서 이용하기에는 불편과 고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상 2층의 식당은 턱이 없어 출입하기 편했지만 계산대가 높아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다.

지상 1~10층의 장애인화장실 중 남여로 구분돼 설치된 곳은 1층과 2층뿐이었다. 나머지 층은 남여공용으로 통로 입구에 설치돼 충격을 줬다. 현재 비장애인화장실은 층마다 좌우측에 남여 구분해 설치돼 있다.

1층과 2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터치식자동문으로 남여 구분돼 설치돼 있었지만 남·여 장애인화장실 공통으로 용변기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했다.

또한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도 제대로 설치돼 있었으나 세면대가 용변기와 너무 가까이 설치돼 휠체어장애인들이 용변기에 접근하기가 불편했다. 세면대에는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 드라이어도 없었다.

이외 1층과 2층은 손잡이가 달려 있는 소변기가 남자 화장실에 설치돼 있지만 통로가 겪어져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이 들고 나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2층 소회의실 내부는 경사로가 설치돼 단상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하지만 단상을 올라가는 바로 앞에 계단이 설치돼 휠체어장애인이 단상에 올라 갈수가 없었다. 소회의실 옆 다목적회의실이 설치된 경사로는 다소 울퉁불퉁해 휠체어장애인이 통행하기가 조금은 불편했다.

또한 다목적회의실 정면에 설치된 계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미설치 돼 있었으며, 계단과 바닥 색상이 같아 시각·저시력장애인 뿐 아니라 휠체어장애인들도 넘어져 크게 다칠 위험이 매우 높았다.

3층은 제2의원회관과 구관 의원회관을 연결하는 통로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너무 가파른 경사로로 연결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됐다. 또한 설치된 핸드레일 역시 유리벽과 가까워 자칫 손이 끼는 사고의 위험도 우려됐다.

현재 법에는 간격을 5cm로 정하고 있지만 3cm로 설치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해 핸드레일 끝부분에 점자촉지판을 설치해야 하지만 이도 설치되지 않았다.

3~10층은 좌, 우측에 각각 비장애인화장실이 남여로 구분돼 설치돼 있지만 장애인화장실은 남여공용으로 좌, 우측에 한곳씩만 설치돼 있었다.

이들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으로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다. 용변기 센서가 설치돼 중증장애인이 직접 물을 내리지 않아도 됐다.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이 중증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설치됐고 세면대도 물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센서가 설치돼 이용이 편리했다. 다만 용변기에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하기 불편했다.

또한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만져 남·여비장애인 화장실을 구분하는 점자촉지판은 미설치 돼 있으며, 바닥에 점자블록은 잘못 설치가 된 곳이 많아 개선이 요구됐다.

제2 의원회관 출입구에 마련된 장애인들을 위한 출입신청서 접수대 책상은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했다. 여기에 외부 횡단보도에는 점자블록이 미 설치돼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위험을 주고 있었다.

이날 편의 점검을 마친 지체장애인협회 편의시설 중앙지원센터 홍현근 국장은 “비장애인화장실은 남·여 구분해 설치하면서 장애인화장실은 남·여공용으로 설치 한 것은 분명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 시설과 담당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신청할 예정으로, 장애인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한 남녀공용 장애인화장실과 관련해서는 “현재 3층부터 10층까지 남·여공용인 장애인화장실을 구분해 오른쪽은 여성장애인이 사용하고, 왼쪽은 남성장애인이 사용하는 등 구분해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1층 장애인전용주차 공간에는 벽면 기둥이 있어 휠체어장애인이 내리기 힘들다. ⓒ박종태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동선에 턱이 있어 목발 짚은 장애인들은 넘어져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실제 최근 비장애인 여성이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다고 했다. ⓒ박종태

지하1층-지상5층에 유일하게 설치된 여성장애인 화장실 출입구 경사로가 좁아 전동횔체어 및 스쿠터가 들어 가기 힘들며 위험하다. ⓒ박종태

장애인 화장실 공간은 넓었으며 편의시설도 만족할 만했으나, 용변기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은 장기간 이용하기 불편했다. ⓒ박종태

국회의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실 내 사우나실 목욕탕속 입구는 턱이 있어 횔체어 및 목발 짚은 장애인들이 들어가기 불편했다. ⓒ박종태

지상 1층 장애인 화장실 공통으로 용변기에 등받이가 없고 세면대가 용변기와 가까워 휠체어장애인들이 용변기를 이용하기 불편했다. ⓒ박종태

2층 다목적 회의실 계단색상이 바닥생삭과 같아 구분이 어려워 자칫 휠체어장애인들이 다칠 우려가 있었다. 또한 점자블록도 전혀 설치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위험도 우려됐다. ⓒ박종태

지상 3층-10층까지 장애인화장실은 남여공용으로 설치돼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박종태

제2의원회관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는 점자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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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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