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역 교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 ⓒ박종태

최근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교차로에 모든 방향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섬을 설치한 후 지하철역 출구 사이(1-2번, 3-4번, 5-6번, 7-8번)를 연결하는 폭 8m의 횡단보도 4개가 설치됐다.

그동안 휠체어장애인들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은 서울대입구역 6번 출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1-2번, 3-4번 ,7-8번 출구로 나가야 불편을 겪어왔다. 더욱이 이 같은 불편 때문에 차량 흐름을 보고 목숨을 걸고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말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거쳐 횡단보도 설치 공사가 시작됐고, 지난달 30일 마무리됐다. 이후 2일 동안의 교통신호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3일 정식으로 개통됐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지만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이 안전 보행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교통섬'에 신호등이 없고 횡단보도만 있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우회전 차량의 흐름을 보며 건너야하는 데, 차량 진입의 시간을 잘 못 판단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상황 대처 능력이 비장애인에 비해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 위험성은 더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교차로에는 8대의 음향신호기가 설치됐지만 동시에 울려 혼동을 주고 있다.

서울대입구역 7-8번 출구방향에서 5-6번 출구방향으로 가는 교통섬 점자블록 양 옆에는 화분 및 신호등 기둥, 교통흐름을 감사하는 CCTV 기둥이 있어 시각장애들이 부딪칠 위험이 있다. 다른 곳의 교통섬 점자블록 옆에는 화분이 놓여 있다.

서울대입구역 8곳의 출구 중 6번 출구 지상에 유일하게 설치된 엘리베이터 . ⓒ박종태

서울대입구역 횡단보도 설치를 알리는 현수막. ⓒ박종태

4곳의 교통섬에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없다. ⓒ박종태

서울대입구역 7-8번 출구방향에서 5-6번 출구방향으로 가는 교통섬 점자블록 양 옆에는 화분 및 신호등 기둥, 교통흐름을 감사하는 CCTV 기둥이 있어 시각장애들이 부딪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교통섬 점자블록 옆에 큰 화분이 놓여 있다. ⓒ박종태

서울대입구역 교차로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는 동시에 울려 시각장애인들에게 혼동을 준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