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역 장애인화장실은 좁고 고정식 세면대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다. ⓒ박종태

전북 익산에서 전남 여수까지 180.3km의 전라선 복선전철 건설 사업이 완공됨에 따라 5일개통식과 함께 KTX 운행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새마을호로 용산에서 여수를 가려면 5시간 15분이 걸렸지만, 1시간 43분 단축된 3시간 32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전라선 KTX는 하루 상·하행 각 5회씩 운행된다. 정차 역은 익산, 전주, 남원, 곡성, 구례구, 순천, 여천, 여수엑스포역 순이다.

지난 2일 8곳의 전라선 KTX 정차 역을 방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여수엑스포, 여천, 순천역은 새로 건립된 역사다. 전주, 남원, 구례구역은 기존 역사를 리모델링했다. 곡성역은 기존 역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익산역은 건립 공사 중이었다.

■여수엑스포역=기존에는 여수역이었지만 새로 역사를 건립함에 따라 여수엑스포역으로 명명됐다. 이 역은 승강장하고 역사가 바로 연결돼 있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으며, 그 안에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음성유도기를 통해 안내를 받는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반면,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세면대 손잡이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고정식이었다.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가동식으로 교체하면,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으며, 비상호출버튼 및 휴지걸이 설치 위치가 손이 닿기에는 멀어 보였다.

점자유도블록은 비장애인화장실 앞에만 설치하면 된다. 그런데 장애인화장실 앞까지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출입을 방해했다.

■여천역=역사 내 엘리베이터는 잘 설치됐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여수엑스포역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다. 또한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1층에 마련된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불편하게 했다.

특히 남성장애인화장실의 편의시설 설치는 흠잡을 데 없이 양호한 반면 여성장애인화장실은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먼저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들어가기 힘들었다. 내부에는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이 손이 닿기에는 멀리 떨어져 설치됐고, 세면대 손잡이도 고정식이다. 또한 출입문 입구에 설치된 핸드드라이어기는 출입할 때 휠체어장애인들이 걸려 불편할 것으로 점검됐다.

■순천역=역사 내 엘리베이터는 잘 설치됐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 출입문까지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여수엑스포역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고,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 공간도 넓고, 휴지걸이 및 비상호출버튼의 설치 위치도 적당했다. 하지만 기댈 수 있는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다.

이 밖에도 비장애인 남자화장실 소변기 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역사 내 전동휠체어 배터리 충전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충전기 설치 표시’가 없어 찾기 힘들었다.

■구례역=역사 내 엘리베이터는 잘 설치된 반면, 엘리베이터 출입문까지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했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여수엑스포역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고,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남녀로 구분돼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반면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가 없고, 비상호출버튼 및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손이 닫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다. 세면대 손잡이는 고정식이다.

■곡성역=철길을 건너 역사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었고, 수준이 엉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다.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된 관계로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들은 들어갈 수 없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좁고, 세면대가 입구를 가로 막고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들어 갈수가 없다.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 휴지걸이가 없다.

잘돼 있는 것은 손이 불편하면 발로, 발이 불편하면 손으로 눌러 사용할 수 있는 세정장치와 제자리에 위치한 비상호출버튼 정도다.

이 밖에도 비장애인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없고, 역사 안내 ‘점자촉지도’는 경사로 벽면에 형식적으로 설치돼 있다.

■남원역=시각장애인들이 승강장 점자유도블록을 따라가다 벽면 모서리에 부딪칠 위험이 있었다. 벽면 모서리에 보호대 설치가 꼭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는 잘 설치된 반면, 출입문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의 이용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승강장으로 가는 게이트 앞, 비장애인화장실 앞의 점자유도블록은 당초 대리석과 비슷한 색상으로, 노란색을 덧칠한 상태였다. 하지만 페인트가 벗겨져 흉물스럽고, 장애인화장실 앞까지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여수엑스포역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고,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촉지도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찾을 수 없다.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의 내부는 넓었고, 비상호출버튼의 설치 위치도 양호했다. 하지만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조금 멀리 떨어져 설치됐고,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다.

비장애인 남자화장실 소변기 양 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전주역=엘리베이터는 지하 연결통로에 잘 설치돼 있다. 반면 1층 게이트와 엘리베이터 중간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구조물과 부딪치게 설치돼 있다.

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여수엑스포역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고,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촉지도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찾을 수 없다.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사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는 넓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휠체어의 이용이 가능했다.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용변기에 앉아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설치돼 있었다. 세면대는 손잡이가 없고, 핸드드라이어기가 구석에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점자유도블록이 장애인화장실 앞까지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했다. 여기에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점자촉지판’만 설치됐을 뿐 그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없었다.

■익산역=호남선, 전라선 환승역사로 현재 공사 중이다. 공사는 오는 2013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현재 임시 가건물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돼 있으며, 출입문은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는 넓고,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가 제자리에 잘 설치된 반면 용변기 등받이는 없었다.

또한 장애인화장실 앞까지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특히 익산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열차를 이용할 때 경사형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이 같은 불편 때문에 역 직원들이 위험한 철길로 인도하고 있다. 물론 역 직원은 ‘안전하고, 불편사항이 없다’고 하지만, 원래 철길로는 다닐 수 없다.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여천역 여자장애인화장실도 내부가 좁고, 고정식 세면대 손잡이가 튀어 나와 있다. ⓒ박종태

순천역의 비장애인 남자화장실 소변기 양 옆에는 손잡이가 없다. 목발 이용 장애인의 경우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곡성역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출입문도 사용이 불편한 여닫이문이고, 내부도 좁다. ⓒ박종태

남원역사 구조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고, 그 안에는 안내 버튼 및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전주역 1층 게이트와 엘리베이터 중간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구조물과 부딪치게 설치돼 있다. ⓒ박종태

전주역 장애인화장실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다. ⓒ박종태

전주역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세면대는 대리석으로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박종태

익산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승강장으로 가려면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경사형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박종태

전주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잘 설치돼 있다. 외국인들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이용하고 있는 모습.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만 편한 것이 아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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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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