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역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미닫이문으로 중증장애인들의 출입이 힘들다. ⓒ박종태

부산~김해 경전철이 지난 2006년 4월 공식 착공한 이래 5년 5개월 만인 16일 개통했다.

무인으로 움직이는 부산∼김해 경전철 노선은 부산사상역부터 김해 가야대역(삼계 차량기지)까지 총 23㎞에 21개 정거장(부산 9개역, 김해 12개역)이 있다. 이중 사상역과 대저역은 환승역이다. 사상역은 2호선 전철 및 국철로, 대저역은 3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1편이 2량으로 움직이는 경전철에는 좌석 64명, 입석 240명 등 총 304명까지 탈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21개 경전철역사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점검 결과 각 역사 및 환승역사에는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정형휠체어리프트가 1대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엘리베이터가 잘 설치돼 있어, 환승역의 경우 장애인들이 편하게 환승할 수 있었다.

또한 승강장에 모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 등의 추락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은 보행상 장애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한다. 때문에 점자유도블록은 비장애인화장실 앞에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사상역, 사상역, 괘법르네시떼, 대저역, 대사역, 김해시청역은 장애인화장실 입구까지 마구잡이로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서부산유통지구역은 화장실 공사 중이었고, 나머지 16개 역의 점자유도블록 설치는 양호했다.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21개 역사의 모든 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었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었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돌릴 수 없어, 불편했다. 세면대 손잡도 없어 목발 이용 장애인들은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다. 반면 용변기 뒤 등받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은 잘 설치돼 있었다.

대저역의 비장애인남자화장실의 경우에는 소변기 옆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손잡이와 출입문 간격이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지내역 남자장애인화장실은 내부가 좁은 데다, 소변기까지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었다.

스크린도어와 엘리베이터의 간격이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의 원활한 사용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여기에 해당되는 곳은 괘법르네시떼, 덕두, 불암, 김해시청, 봉항역이다.

역사 기둥벽면 및 화장실벽면 모서리는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칠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서리에 보호대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사상, 괘법르네시떼, 서부산유통지구, 덕두, 등구, 대저, 평강, 대사, 불암역에는 설치가 돼 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각 역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 편한 ‘반구형 안내 점자촉지도’가 설치돼 있는 반면, 그 안에는 호출버튼과 음성유도기가 없어 설치가 요구된다.

이는 21개 역사 중에는 무인 역사가 있어 안내를 받으려면 호출버튼이 꼭 필요하며,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음성유도기를 통해 안내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만나 대저역 편의시설 점검을 도와준 부산의 중증장애인들은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 자동문으로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내부가 좁고, 점자유도블록을 무분별하게 너무 많이 설치해 이동에 방해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법규보다 못한 기본이 무시된 장애인편의시설”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전역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좁아 전동스쿠터 및 전동휠체어 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하다. ⓒ박종태

대전역 비장애인남자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옆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손잡이와 출입문 간격이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박종태

21개 모든 역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읽기 편한 '반구형안내 점자촉지도'가 설치돼 있었다. 반면, 그 안에는 호출버튼과 음성유도기가 없어 설치가 요구된다. ⓒ박종태

지내역에는 기둥벽면 및 화장실벽면 모서리에 보호대가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서부산유통지구역의 화장실은 공사 중이다. 장애인들은 다른 역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박종태

모든 역의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지내역스크린도어와 엘리베이터 간격이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들의 엘리베이터 이용이 힘들다. 이런 곳은 괘법르네시띠, 덕두,불암,김해시청,봉항역이다. ⓒ박종태

경전철 휠체어 공간이 매우 좁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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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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