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개관식에 참석 축사를 전하고 있다. ⓒ박종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성남한마음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지난 18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복지관은 성남시가 건립했고, 분당우리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한다. 규모는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1만 5550㎡로 수영장, 체력단련실, 장애아전담어린이집, 주간보호센터, 점자도서관, 다목적 체육관, 강당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초고속통신 인증 건물로서 건물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건물 내 위치추적시스템과 출입관리시스템이 도입됐다. 여기에 냉난방을 위해 태양열과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건물이다.

그렇지만 지역 장애인들은 불만이 많다. 장애인들의 치료 및 재활을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지역주민과 같이 사용해야 하고,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편의 시설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주민과 같이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쿨∼’하게 인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비장애인의 이용은 편한 반면, 장애인들은 이용하기에 불편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복지관의 편의시설 점검에서도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개관식 당일 유심히 둘러 봤지만, 한곳도 개선돼 있지 않았다. 결국 장애인들은 이용 불편에, 나아가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복지관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화재 및 비상시대피 하는 경사로를 제외하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모든 장애인화장실은 각 층의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있고, 문 또한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할 수 없다.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을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장애인화장실의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수 없다. 용변기 뒤에는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없고, 용변기 뒤 벽면에는 유리 선반이 설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또한 장애인화장실 안에 세면대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로 나가서 사용해야 했다. 더욱이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고, 밑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사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복지관 지하 1층∼지상 3층에 각각 1곳씩 마련된 가족도우미화장실(활동보조인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사용이 불편한 여닫이였다.

가족도우미화장실 내부는 장애인화장실 보다 넓지만, 고정식인 세면대 손잡이 때문에 안에서의 움직임을 방해 받았다. 비상호출버튼과 용변기 뒤 등받이가 없었고, 용변기 뒤 벽면에 유리선반이 설치돼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반면 용변을 본 뒤 뒤처리가 잘못됐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샤워기와 앉는 의자는 잘 설치돼 있었다.

지하 1층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수치료실, 목욕탕, 수영장이 있다. 그렇지만 안전사고 위험을 감수하며, 이용해야 한다.

수치료실과 목욕탕은 설치된 계단으로 들어가야 한다. 중증장애인들은 혼자서 이용할 수 없는 것.

수영장은 경사로가 잘 설치됐지만, 손잡이가 없어 목발 이용 장애인, 뇌성마비장애인 등은 한전사고의 위험도 있었다. 여기에 접수 필기대가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은 사용을 할 수 없었다.

반면 지하 1층 재활운동실에는 복지관에서 유일하게 출입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 설치돼 있었다.

복지관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을 수 없는 ‘부식형 안내 촉지도’가 설치돼 있었다. 또한 각 층 엘리베이터 옆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점자촉지도가 없었다.

지하 2층 주차장은 휠체어를 내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등 이용하기 편해 보였다.

개관식에서 만난 한 중증장애인은 “한마디로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관이 아닌 비장애인 복지관”이라고 단정 지었다.

또 다른 장애인은 “개관 전에 불편한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고치지 않고 개관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복지관의 모든 장애인화장실은 접이식 출입문으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이 힘들다. ⓒ박종태

용변기 뒤에는 등받이가 없어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없고, 용변기 뒤 벽면에는 유리 선반이 설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박종태

지하 1층 목욕탕에 턱이 높다. 올라갈 곳은 계단 뿐이다. 중증장애인들은 홀로 이용을 못한다. ⓒ박종태

지하 1층 수치료실도 계단이다. 어떻게 이용하라고 하는 지 모르겠다. ⓒ박종태

지하 1층 수영장. 경사로에 손잡이가 없어 목발 이용 장애인, 뇌성마비장애인 등은 안전사고를 감수하며 이용해야 한다. ⓒ박종태

지하 1층 수영장 접수 필기대. 휠체어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다. ⓒ박종태

가족도우미화장실에는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반면 용변 뒤처리를 잘 못했을 경우 이용하는 샤워기와 앉는 의자는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지하 1층 재활운동실 출입문은 복지관에서 유일하게 터치식자동문이 설치된 곳이다. ⓒ박종태

복지관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을 수 없는 ‘부식형 안내 촉지도’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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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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