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케이블카 건물 옆의 철골 구조물은 엘리베이터 공사를 위한 흔적이다. 공사는 새로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잠정 중단된 상태다. ⓒ

서울 남산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명소지만,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이 제약 없이 이용하기에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서울시가 지난 2009년 6월 남산케이블카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남산3호터널 옆에 경사형 엘리베이터인 ‘남산오르미’를 설치했지만 장애인들의 이용 편의를 위한 일부분만 해결됐다.

이렇다 보니 과거도 그랬고, 현재에도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은 남산케이블카를 이용하려면 단단한 각오를 가져야할 뿐만 아니라 중도 포기도 생각해야한다.

먼저 ‘남산오르미’ 입구까지 가기도 버겁다. ‘남산오르미’에서 가까운 4호선 회현역, 명동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썩은 동아줄’이라고 불리는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나와야하고, 가파른 입구까지의 경사로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남산케이블카를 타는 건물에 도착해도 곧바로 난관에 봉착한다. 표를 사는 곳이 3층,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오로지 계단뿐이다. 더욱이 계단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도 혼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에 들려 계단에 올라 표를 사고, 케이블카를 탔다고 해서 제약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남산 꼭대기에 있는 남산N타워에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케이블카 및 남산N타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가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 불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다.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월 케이블카를 타는 건물의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총 4층 중 3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공사로, 지난 6월 완공됐어야 했다.

그렇지만 공사 중 법규가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바뀜에 따라 중단하고,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오는 8월 23일 예정된 서울시공원건축물 심의에서 허가가 나면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다.

특히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에게 이용 제약이 되고 있는 케이블카 도착점부터 남산N타워까지의 가파른 계단에 대한 개선 계획도 갖고 있었다. 환경을 헤치지 않게 나무를 깔고, 엘리베이터 및 브리지 설치 공사를 해 접근을 높인다는 것.

이렇게 되면 전철역에서 케이블카 건물까지의 이동 불편을 제외한 모든 문제가 해결돼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이 중도에 남산을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는 잠정 중단된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알리는 문구. ⓒ박종태

엘리베이터 공사 안내문. ⓒ박종태

경사형 엘리베이터인 ‘남산오르미’ 운행 모습. ⓒ박종태

휠체어장애인들은 힘들게 남산케이블카를 탄다고 해도, 남산N타워에 가지 못한다. ⓒ박종태

남산케이블카 도착점에서 남산N타워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다. ⓒ박종태

케이블카 도착점부터 남산N타워까지의 가파른 계단에 대한 개선 계획이 담긴 조감도.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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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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