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엑스포공원. ⓒ박종태

‘2011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오는 12일부터 10월 10일까지 60일 동안의 일정으로 4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경주엑스포공원 등 경주 일원에서 펼쳐진다. 주제는 ‘천년의 이야기-사랑, 빛 그리고 자연’이다.

특히 경주엑스포공원은 지난 6월 21일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한 관광지, ‘이지 플레이스(Easy Place)’ 인증마크를 수여받았다.

‘이지 플레이스’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모두 함께 즐기는 관광문화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관광지를 돌며 장애인들에게 유용한 관광정보를 전달하는 영상물을 제작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관광지에 인증마크를 수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불편이 없을까? 지난 3일 경북지체장애인협회 경주지회 편의시설 담당자, 경주엑스포공원 시설팀장과 함께 공연장, 전시장, 장애인화장실을 점검했다.

경주엑스포공원은 각각의 시설물 및 화장실 내·외부 경사로, 문턱 없이 단장된 바닥, 장애인주차장은 흠잡을 데 없이 잘 설치돼 있었다. 또한 각 출입문 계단 및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과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은 양호했다.

다만, 식당 출입문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은 점과 경주타워 전시실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에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점은 ‘옥에 티’였다.

경주엑스포공원 내에 장애인화장실은 총 11곳에 남녀로 구분돼 마련돼 있었다. 이중 경주타워 전시실과 문화센터 동·서편 주차장에 각각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수월한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었다. 내부에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이외 7곳의 장애인화장실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보조인의 출입이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미닫이문이기 때문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출입하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하기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또한 세면대, 자동 물 내림 센서, 손 혹은 발로 눌러 사용하는 세정장치,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 등도 없었다.

더욱이 장애인들은 장애인화장실 안에 세면대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에 설치된 세면대를 사용해야하는 데 접근이 불편했을 뿐만 아니라, 손잡이가 없어 목발 이용 장애인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경주엑스포공원 정문 앞 횡단보도 점자블록 위에는 커다란 화분이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칠 위험이 있었다. 또, 없어진 횡단보도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상태여서 자칫하면 시각장애인들이 차도로 들어갈 위험도 있었다.

이와 관련 경주엑스포공원 시설 팀장은 “횡단보도와 관련한 시각장애인 불편사항을 시정 하겠다”면서 “장애인화장실 불편 사항도 고쳐야 하는데, 예산을 세워 고치기에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주지회 담당자는 “경주엑스포공원이 장애인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했지만, 불편한 곳이 있는 만큼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주엑스포공원 내 문화센터 장애인화장실 모습. 출입문이 터치식 자동문으로 출입이 편했다. 반면,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박종태

경주엑스포공원 내 곳곳에 설치된 경사로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은 양호하게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총 11곳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 중 7곳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불편한 미닫이문이었다. ⓒ박종태

미닫이문을 열고 장애인화장실 내부로 들어가면 세면대, 자동 물 내림 센서, 손 혹은 발로 눌러 사용하는 세정장치 등 없는게 너무 많았다. ⓒ박종태

세면대를 휠체어 및 목발 이용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힘들다. ⓒ박종태

경주엑스포공원 내 문화센터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 '점자촉지도'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은 인지할 수 없다. ⓒ박종태

경주엑스포공원 내 경주타워. 높이가 82m로 지금은 화재로 없어진 황룡사 9층 목탑의 모습을 하고 있다. 휠체어장애인들은 4곳의 엘리베터를 이용, 전망대에 도착해 경주 시내를 바라볼 수 있다. ⓒ박종태

경주엑스포공원 내 장애인주차장은 눈에 잘 띠고, 휠체어를 내릴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 ⓒ박종태

경주엑스포공원 정문 앞 횡단보도 점자블록 위에 큰 화분이 놓여져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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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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