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내 화장실 안내판에 장애인마크가 없다. ⓒ박종태

100년 전통의 국내 최초 상설 재래시장인 서울 종로5가의 광장시장에 지상 4층 규모의 고객쉼터와 공중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고객쉼터 및 공중화장실은 시장상인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검토됐다. 이어 부지를 매입 뒤 총 사업비 18억 2800만원을 들여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공사를 마무리 짓고, 지난 15일 개관식을 가졌다.

이곳에는 1층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 2층에는 남자화장실, 3층에는 여자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4층에는 TV, 컴퓨터, 원형 탁자 등 편의시설을 갖춘 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광장시장 상인 및 방문객들이 그동안 겪었던 화장실 이용 등의 불편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광장시장을 찾는 장애인들의 불편은 줄어들었을까? 지난 28일 광장시장을 방문해 점검해 봤다.

1층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자동문으로 양호했다. 반면 광장시장 내에 설치된 화장실 안내판에 장애인마크가 보이지 않았고, 1층 입구에도 장애인마크가 없어 장애인들의 혼란을 야기 시키고 있었다.

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해야할 것으로 보였다. 이는 1층에 비장애인 화장실이 있다면 점자유도블록 설치가 필요 없지만, 2층과 3층에 위치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계단으로 올라가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에 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또한 휴지걸이도 용변기와 조금 떨어져 있었고, 공간이 좁아 세면대가 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세면대 양 옆에는 손잡이가 잘 설치돼 있었지만, 손을 집어넣어야 하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장애인들은 4층 고객쉼터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종로구청 담당자는 장애인마크와 관련 “디자인 적으로 정신이 없고 혼란스러워 장애인마크를 설치하지 않았다”면서 “장애인화장실 문제에 대해서는 광장시장 상인회, 종로구청장애인 편의시설 담당자하고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쉼터·공중화장실 건물 벽면에도 비장애인호장실 안내판은 붙어 있지만, 장애인마크는 없다. ⓒ박종태

고객쉼터·공중화장실 건물 1층 출입문에도 장애인마크가 없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에 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자동문으로 양호했다. ⓒ박종태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장애인들은 4층 고객쉼터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장애인화장실 내부 공간이 좁아 세면대는 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세면대 손잡이 설치는 양호했지만 손을 집어넣어야 하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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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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