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하는데 횡단보도 녹색신호 시간이 너무 짧아 뛰어야 해요. 시간 좀 늘려주세요.”

이종윤(뇌병변장애 3급)씨는 매일 아침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문래동으로 향한다. 출근을 위해서다.

그는 미금역에서 좌석버스를 탄 뒤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이후 2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문래역에서 내린다.

이 같은 일이 아침, 저녁으로 거의 매일 반복된다. 하지만 그는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2개 건너야 을지로3가역을 갈 수 있는데, 녹색신호 시간이 짧아 뛰어서 건너야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시네마, 평화방송 버스정류장의 횡단보도는 14초 녹색신호 이후 27초간 녹색점멸신호로 바뀌어 총 41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때 비장애인들보다 이동이 더딘 그는 신호등을 건너기에 시간이 부족, 거의 뛸 수밖에 없고 자칫하다간 사고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센터 담당자는 “평화방송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거리는 31m, 중앙시네마 버스정류장은 34m로 모두 41초의 시간을 주고 있다”면서 “타당성을 조사해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박종태

중앙시네마 버스정류장 횡단보도는 14초 녹색신호 이후 27초간 녹색점멸신호로 바뀌어 총 41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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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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