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내려다본 고속버스터미널 뒤쪽방향 횡단보도. ⓒ 박종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앞의 고속버스터미널 뒤쪽방향 횡단보도는 차량의 흐름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이 잘못된 신호등 설치 등으로 안전보행의 위협을 받고 있다.

가양동 늘푸른나무복지관(수도원)에 머물면서 매주 3∼4회 지하철을 이용, 성모병원을 찾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정혜영씨는 서초구청에 “횡단보도가 잘못 설치돼 있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민원을 제기한 뒤 제보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정씨와 함께 서울성모병원 앞 횡단보도 현장을 찾았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고속버스터미널 뒤쪽으로 설치된 횡단보도는 길어 2번의 신호를 받아 건널 수 있는 상태로, 중간에는 교통섬이 길게 설치돼 있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첫 번째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어 건너면, 두 번째 신호등은 적색 신호등이어야 하는데 같은 녹색 신호등으로 깜빡깜빡 하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급히 뛰기 시작하는 것. 특히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장애인들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경우 속력을 내서 달리다 신호가 중간에서 바뀌면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 보였다.

고속버스터미널 진입로에서 고속버스의 통행을 지시하는 한 사람도 “하루에도 몇 번씩 위험한 장면을 목격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횡단보도가 반포대교와 연결된 고가도로 방향으로 설치돼 있어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벗어나 차량이 서 있는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가고 있었다. 물론 시민 의식의 문제 일 수도 있지만, 고속버스터미널 방향으로 향하는 보행자들이 많은 것을 고려하지 않은 차량흐름 중심의 횡단보도로 보여 아쉬웠다.

이와 관련 서울시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담당자는 “얼마 전 현장을 나갔다 왔다. 횡단보도를 옮길 것이다. 신호등은 잘못 됐다.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 뒤 전화를 걸어와 “서초경찰서 앞 횡단보도 인줄 알고 이야기 했다”면서 서울성모병원 앞 횡단보도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고 말을 바꿨다.

서초구청 운수과 담당자는 “처음에 일자로 한 번에 횡단보도를 설치했으나, 보행자 신호등이 길어 2단계 횡단보도를 만들어 두 번에 건너가도록 했다”면서 “시민들 본인들 편리한쪽으로 민원을 제기 한다. 많이는 못 옮기고 조금위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신호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찰서 소관”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고속 터미널 방향 첫번째 횡단보도. ⓒ 박종태

서 있는 차량 사이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 ⓒ 박종태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벗어나 고속버스터미널 쪽으로 가고 있다. ⓒ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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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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