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공원 내 장애인화장실 내부가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여요.”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한 장애인은 9일 우연히 마주친 나에게 잊고 지냈던 2달 전 충격적인 경험을 들려줬다. 이에 따라 곧바로 안산 반월공원 내 장애인화장실을 찾아갔다.

제보자의 말 대로 반월공원 내 남녀로 구분돼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모두 유리여서 밖에서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였다. 때문에 장애인들이 급한 용무(?)를 볼 때 고스란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출,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됐다.

반월공원을 방문한 김에 남녀장애인화장실도 점검했다. 출입문은 자동문으로 잘 설치돼 있었지만 모두 고장이 나 있는 상태였다. 내부의 경우 손이 불편하면 발로, 발이 불편하면 손으로 누르는 세정장치가 잘 설치돼 있는 반면, 휴지걸이 및 비상호출 벨,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남자장애인화장실의 변기는 고장이나 있는 상태였다.

한편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남자화장실의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들었다.

반월공원 내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건물. ⓒ박종태

남자장애인화장실이 유리로 돼 있어 밖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여자장애인화장실도 마찬가지다. ⓒ박종태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이 이용이 힘들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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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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