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역의 남자장애인화장실 휴지걸이가 용변기 뒤쪽에 설치돼 있다. ⓒ박종태

경전선 삼랑진~마산 구간은 지난 1905년 러일전쟁 중 병참수송을 위해 개통된 이후 단선으로 운영됐으나, 지난달 15일 서울~마산 KTX 경전선이 개통 되면서 밀양·마산 간 KTX 가 운행을 시작했다. 개통과 함께 기존 마산역, 창원역 외에도 창원중앙역과 김해 진영역이 신설됐다.

서울~마산 열차는 우리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 산천 고속철이 운행된다. 밀양~마산 구간은 오는 2012년 마산~진주 간 복선전철이 완전 개통되기 전까지 당분간 시속 150㎞로 달리고, 복선화가 마무리되면 220~250㎞로 속도를 올려 서울∼마산 간 시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창원과 마산의 열차 이용객들은 서울을 가기 위해 마산에서 동대구까지 새마을호 및 무궁화호를 타고 와서 동대구에서 서울행 KTX로 환승을 하던지, 무궁화 타고 밀양역까지 간 다음 서울~부산 KTX 로 환승하거나 새마을호로 5시간 가까이 걸리는 불편을 겪어 왔다.

서울∼마산 KTX 구간은 주중 14회(상·하행 각 7회), 주말 24회(상·하행 각 12회)씩 운행된다. 첫차는 서울역에서 오전 6시 35분, 마산역에서 오전 6시 45분이며 막차는 서울역에서 오후 8시 50분, 마산역에서 오후 8시 15분에 각각 출발한다. 지난 5일 김해진영역, 창원중앙역, 창원역, 마산역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4개의 역사는 장애인편의시설의 놀라운 발전을 보여줬다. 엘리베이터,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 승강장에 KTX를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전동리프트가 모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장애인화장실 내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 등 개선해야할 점들이 엿보였다.

■김해진영역=엘리베이터는 상·하행선에 각각 1대씩,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해 설치돼 있었다.

남자장애인화장실의 공간은 넓었다. 하지만 용변기 옆 L자 손잡이와 비상호출통화 장치가 높게 설치돼 있었고, 휴지걸이는 용변기 뒤쪽에 있어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센서는 용변기뚜껑에 가려 작동하지 않았다. 용변기뚜껑을 철거하고, 등받이를 설치해야 한다. 세면대 수도꼭지는 손을 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로 설치해야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용이하다.

여자장애인화장실은 좁아 보였다. 비상호출통화 장치는 용변기 옆에 잘 설치돼 있었다. 반면 휴지걸이는 용변기 뒤쪽에 위치해 있어 이용하기 힘들었다.

남녀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으며,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도 양호했다. 하지만 여자화장실 앞 점자유도블록 위에 소화기가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존재했다.

이 밖에도 역 승차권자동발매기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창원중앙역=엘리베이터는 상·하행선에 각각 1대씩,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해 설치돼 있었다.

남여장애인화장실은 모두 용변기 옆 비상호출통화 장치가 높게 설치돼 있었고, 휴지걸이도 용변기 뒤쪽에 있었다. 센서는 용변기뚜껑에 가려 작동하지 않았다. 용변기뚜껑을 철거하고, 등받이를 설치해야 한다. 반면 여자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에티켓 버튼이 잘 설치돼 있었다.

남자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지만,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은 조금 짧게 설치돼 있었다. 또한 점자유도블록 위에는 휴지통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여자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으며,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도 양호했다.

한편 역 승차권자동발매기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창원역=엘리베이터는 상·하행선에 각각 2대씩 설치돼 있었다. 이중 1대씩의 엘리베이터는 경전철을 위해 미리 설치된 것으로 운행이 안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안내표지판이 없어 어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할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남자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고,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도 양호했다.

여자화장실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다. 반면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은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과 멀리 떨어져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찾는데 큰 불편을 초래했다.

남자장애인화장실은 용변기 옆 비상호출통화 장치가 사용하기 편하게 설치돼 있었다. 휴지걸이는 높았다. 센서는 용변기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어 작동하지만,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용변기뚜껑을 철거하고 등받이를 설치해야 한다.

여자장애인화장실은 세면대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어 용변기 접근이 힘들었다. 비상호출통화 장치는 잘 설치됐다. 휴지걸이는 용변기 뒤쪽에 있어 사용이 불편했다. 센서는 용변기뚜껑에 가려 작동하지 않았다. 용변기뚜껑을 철거하고, 등받이를 설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역 입구에는 부식형 안내촉지도가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가 불편했다.

■마산역=엘리베이터는 상·하행선에 1대씩, 외부로 나가는 곳에 1대 등 총 3대가 운행되고 있었다.

하행선 계단과 승차권자동발매기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접근 및 이동이 힘들었다.

남녀화장실의 각 벽면에는 화장실 안내 점자촉지판이 잘 설치돼 있었고,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 설치도 양호했다. 하지만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는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용변기와 세면대가 마주보고 있어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접근이 힘겨워보였다. 이에 따라 세면대 손잡이를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용변기 옆 비상호출통화 장치가 사용하기 편하게 설치돼 있었다. 휴지걸이는 용변기와의 거리가 조금 길어, 손이 닿지 않았다. 센서는 용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다.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용변기뚜껑을 철거하고 등받이를 설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외부에서 맞이방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앞 통로에는 공사를 위한 차량과 자재들이 쌓여 있어 혼잡했다.

진영역의 승차권자동발매기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다. ⓒ박종태

여자화장실 앞 점자유도블록 위에 소화기가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존재했다. ⓒ박종태

창원중앙역 남자장애인화장실은 용변기 옆 비상호출통화 장치가 높게 설치돼 있었고, 휴지걸이도 용변기 뒤쪽에 있었다. ⓒ박종태

창원중앙역 남자화장실 앞 점자블록 위에 휴지통이 놓아져 있어 시각장애인이 점자촉지판을 만지다 걸려 넘어질 수 있다. ⓒ박종태

입구에는 부식형 안내촉지도가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가 불편했다. ⓒ박종태

창원역 여자장애인화장실은 세면대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어 용변기 접근이 힘들었다. ⓒ박종태

마산역 남녀장애인화장실은 휴지걸이가 용변기와의 거리가 조금 길어, 손이 닿지 않았고 센서가 용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다. ⓒ박종태

마산역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는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었다. ⓒ박종태

마산역 외부에서 맞이방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앞 통로에는 공사를 위한 차량과 자재들이 쌓여 있어 혼잡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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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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