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투표 의원 성명. 한나라당 윤석용, 이정선, 심재철 의원이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 홈페이지

한나라당 장애인당사자 의원들이 국회에 직권 상정된 정부의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장애인활동지원법) 통과에 일조, 장애인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한나라당 윤석용, 이정선, 심재철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제294회 제15차 본회의에 올라온 장애인활동지원법에 대한 투표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의 장애인 대표 의원들이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따라 장애인들이 반대해 온 장애인활동지원법을 찬성한 것.

이날 활동지원법은 투표 참여 의원 171명 중 169명 찬성, 2명(윤진식, 이명규 의원) 기권으로 가결됐다.

이들 의원들의 ‘장애인활동지원법’ 찬성이 충격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은 여당 내 장애인을 대표하는 의원들로 그 동안 장애인계와 소통하며, 장애현안에 대해 고민해 왔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선 의원은 지난 9월 치러진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 선거에서 장애인단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이는 장애 현안에 대해 역할을 기대하는 장애인단체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석용 의원은 정부의 장애인활동지원법 내용에 반대하는 장애인계의 의견을 수렴, 서비스지원 대상 제한 및 본인부담금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장애인활동지원법 안’을 발의한 상태였다.

3선의 심재철 의원은 지난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비록 낙선했지만 지난해 치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장애인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힘을 기울여 왔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인계 관계자는 “장애인활동지원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모습을 봤던 장애인들은 장애인을 대변하는 장애인당사자 의원들이 장애인이 반대하는 법에 찬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분노했다”며 “도저히 믿기 힘든, 화가 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장애인계 관계자는 “당론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정책실장은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국회에 들어간 장애인 의원마저 한나라당이란 이유로 장애인의 생존이 담긴 법안을 졸속 날치기 통과하는 것에 일조했다면, 굉장히 수치스러운 행동인 것”이라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나중에라도 자신의 소신을 밝혀 잘못된 법안에 대한 개정 등의 대응 행동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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