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도 없고 장애인화장실도 엉망인 구로도서관. ⓒ박종태

서울 구로구 구로5동 구로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이다. 1984년 10월 8일 개관해 올해로 27년이 되어 가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은 전혀 안 되어 있다.

엘리베이터도 없고,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공용 장애인 화장실뿐이다. 화장실 출입문이 자바라로 되어있으며 내부가 매우 좁아 전동휠체어, 스쿠터 이용자는 들어갈 수조차 없다. 용변기 손잡이도 잘못 설치되고 비상호출벨도 없다. 휴지걸이도 높게 설치돼 있고, 용변기 뒤에 등받이도 없다.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가 없어 각층에 접근이 어려워 장애인 화장실이 없다”고 말했다.

1층 장애인 주차장도 경사로와 너무 가까이에 있어 주차하게 되면 경사로에 접근할 수가 없다. 주차장 관리도 되지 않아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주차구역을 점령하고 있었다.

1층 출입구에 시각장애인 촉지도가 설치가 되어 있지만 점자촉지도까지 유도하는 점자블록은 찾을 수 없었다.

구로 도서관은 서울시교육청 학습운영진행과에서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추경예산에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이 마련돼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1월 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이지만, 장애인화장실 리모델링 계획은 아직 없다.

구로지역 장애인들은 “구로 도서관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안 되어 있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영등포구청 도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대림정보도서관처럼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대림정보도서관은 1984년 10월 8일 개관했지만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엘리베이터 설치가 되어 있고, 층마다 남녀 공용이지만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모든 층을 엘리베이터로 접근할 수가 있다는 점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는 세미나 및 영화 상영이 진행되는데,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다. 4층에서 진행되는 문화교실, 문화교양강좌에도 장애인이 참석할 수 있고, 일반도서열람.신문,잡지,참고 도서를 편하게 열람할 수가 있다.

각층 계단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4층 장애인화장실에 비상호출벨과 용변기 뒤 등받이가 없다는 점은 옥에 티다. 용변기 손잡이에 바닥 매트를 널어놓는 등 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림정보도서관측은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장애인 화장실을 층별로 남녀 구분하면 불편하겠지만 남녀공용보다는 화장실을 층별로 구분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장애인화장실을 층별로 남녀 구분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설관리공단에 계단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도록 요청할 것이고, 장애인 화장실 관리도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 씨는 “구로도서관 접근성을 확보하지 않은 것은 27년 동안 장애인 차별을 한 것”이라며 “늦게나마 엘리베이터 예산이 마련된 것은 다행이고, 모든 층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야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층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로 바로 옆에 장애인주차장을 만들어 경사로에 접근이 어렵다. ⓒ박종태

시각장애인 손으로 읽기 불편한 부식형 촉지도.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어 점자 촉지도 위치를 찾기도 어렵다. ⓒ박종태

구로도서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계단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용변기 손잡이가 잘못 설치됐다. 세면대에 손잡이도 없고, 비상호출벨 없다. 휴지걸이는 높게 설치됐고, 용변기 뒤 등받이도 없다. ⓒ박종태

대림정보도서관 건물 전경. ⓒ박종태

경사로가 잘 설치돼 있으나 자전거가 휠체어 장애인의 통행에 방해가 되고 있다. ⓒ박종태

엘리베이터가 잘 설치돼 있고, 버튼 앞으로 시각장애인을 유도하는 점자블록도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대림정보도서관 계단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개선해야할 점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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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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