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남산오르미 개통 1년을 기념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하루 평균 1,900명, 1년 동안 68만 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남산오르미는 남산 3호 터널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연결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말한다.
특히 서울시는 이 자료에서 “장애인·노약자 및 관광객들이 케이블카까지 급경사진 계단으로 남산을 오르내리던 불편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해소할 수 있게 되어 관광객이 대폭 증가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남산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외벽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미관과 탑승객의 외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했고 명동역 및 회현역 등에서 남산 N타워까지 쉽게 올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남산오르미를 이용한 서울시민 중에 장애인은 얼마나 포함돼 있을까? 장애인들은 남산오르미 입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진을 빼야하는 실정이었다. 특히 휠체어 장애인은 명동역에서 ‘썩은 동아줄’이라고 불리는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나와 남산오르미 입구로 가는데도 만만치 않게 체력을 소모해야한다.
담당 부서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도심재정비2담당관측에 장애인들이 접근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으니 “잘 몰랐다”고 하면서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남산오르미는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정기점검이라며 운행을 중지하고 있다. 남산오르미를 이용하려고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은 무슨 엘리베이터가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비장애인들은 계단으로 갈 수 있지만, 그곳에서 장애인들은 남산을 한 바퀴 돌아야한다.
휠체어 장애인이 남산오르미에서 내려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표사는 곳은 3층, 케이블카 승강장은 4층에 위치해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오로지 계단 뿐이기 때문이다. 계단에는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블록도 없다.
다른 사람에 들려 계단에 올라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에 올랐다면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또 계단이다. 남산타워까지 가는 길에는 가파른 계단이 있어 다른 사람에 의해 들려서 가는 것도 위험한 실정이다. 이곳 승강장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있는데, 사실상 장애인들이 못 오기 때문인지 물건을 쌓아 놓은 창고로 변해 있었다.
현재 서울시는 케이블카 승강장 건물에 엘리베이터 설치 승인을 허락했다고 남산케이블카를 운행하는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남상 정상 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공사가 추진된다면 남산에 올라 케이블카 승강장만 구경하고 다시 내려와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된다. 관할 당국은 서울시 공원과는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피했다.
중증장애인들이 남산타워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애인콜택시나 자가용을 갖고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가파른 언덕 위에 볼라드를 설치해 놓아 미리 남산타워측에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아야한다. 남산타워는 외국인도 많이 찾는 서울의 명소이다. 지금은 남산오르미 홍보가 아니라 실질적인 남산타워 접근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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