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에 설치된 열린화장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박종태

서울시 중구청은 남대문시장(남산방향 신한은행옆 골목 파출소)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하고, 22일부터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 2002년에 남대문시장에 설치했던 기존 무인 자동화장실 2대는 고장이 잦아 이용객들이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고, 특히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철거했다.

중구청은 당초 9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무인 자동 화장실로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화장실 개수가 부족하고, 고장 시 보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단점이 있어 남대문시장(주)과 인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일반 공중화장실로 설치하게 됐다.

이에 따라 4천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됐고, 화장실 남녀 변기수가 늘어남에 따라 사용 인원도 1회 1명에서 최대 4명으로 늘어나 이용객들의 불편사항도 줄어들게 됐다.

조명 및 냉난방 자동제어 장치와 음향기기도 설치되면서 이용객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장애인 화장실도 별도로 설치됐다. 이 장애인화장실에는 턱이 없어 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들의 입출입이 편리하다. 여닫이문이 설치되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있어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다.

이외에도 남자 화장실이 좁아 세면대에 손잡이를 설치하지 못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너무 높게 설치된 비상호출벨과 휴지걸이는 시정이 요구되고,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를 가린다고 변기 뚜껑을 철거한 반면 등받이는 설치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뒤로 기댈 수가 없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은 중구청에서 장애인 화장실 설치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옥에 티는 하루속히 고쳐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기존에 있던 무인자동화장실의 모습. 장애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는 화장실이었다. ⓒ박종태

남자화장실 내부. 비상호출벨과 휴지걸이가 높게 설치됐고, 용변기 뒤의 등받이도 없어 불편하다. ⓒ박종태

문 잠금장치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남자 화장실이 좁아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되지 못했다.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박종태

화장실 입구 출입문. 손이 불편한 휠체어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점자안내는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여자 장애인화장실도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벨이 높게 설치돼 있고, 용변기 뒤 등받이도 설치되지 않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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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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