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 화장실 입구.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입구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태

일반화장실 안에 있는 장애인용 용변기. 너무 좁아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 ⓒ박종태

2009년 11월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정하균 의원은 국회 장애인 편의시설에 관해 당시 이렇게 말했다.

"보시다시피 발언대가 좁아 휠체어를 회전하기가 어렵고, 발언대 앞 공간이 비어있지 않아 가까이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다. 원고 또한 들고 있지 못해 프런트 설치를 요구했는데 임기 1년 반이 지나도록 아직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굳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본 의원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제공을 해야 함에도 시정된 것이 없다"고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그리고 반년이 다시 지났다. 과연 국회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어떤 수준일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회는 지난 24일 낮 12시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6.2 지방선거 장애인당선자 축하연을 개최했다.

귀빈식당 바로 앞에 있는 화장실은 이용하던 한 장애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반화장실 안에 장애인화장실이 있었는데, 대형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는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용변기에 접근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용변이 급해도 중증장애인은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장애인 용변기 출입문은 자동문이 아니었다. 문고리도 불편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화장실 입구 바로 앞에 설치된 나무 칸막이도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출입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날 장애인당선자 축하연에서 정하균 국회의원과 곽정숙 국회의원은 국회 장애인편의시설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장애인들이 바꿔달라고 요구하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의회에 가서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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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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