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중계역 비상 개찰구. 휠체어 장애인은 역무원 도움을 받아야만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다. ⓒ박종태

지하철역을 출입할 때마다 역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한다면 그 불편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들은 휠체어를 탄 채 통과할 수 없는 개찰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역무원에 도움을 요청해야하는 실정이다.

5호선 여의도역을 살펴보니 상일동-마천 방향은 휠체어를 탄 채 통과할 수 있도록 개찰구를 만들었는데도 벨트 차단봉을 추가로 설치해 역무원의 확인을 받아야만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김포공항방향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별도의 개찰구는 없어 비상시 사용하는 쇠철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쇠철문 출입구는 공익요원이나 역무원을 불러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해야 출입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지은 9호선 여의도역은 휠체어 이용자들이 출입하기 편리한 넓은 개찰구가 설치돼 있었다.

7호선 중계역은 비상시 사용하는 쇠철문만 있었는데, 직원을 호출하는 버튼이 고장 난 상태였다. 주변을 지나는 승객들에게 역무원에게 도움을 달라고 말해달라고 요청해야하는 실정인 것이다.

7호선 노원역은 승강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맞이방으로 올라오면 개찰구가 넓어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7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는 개찰구는 비상시 사용하는 쇠철문뿐이었다.

이외에도 5호선 애오개역, 7호선 공릉역과 하계역도 휠체어 이용자는 출입하기 불편한 쇠철문이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쇠철문 대부분은 직원을 호출할 수 있는 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쇠철문에 호출벨이 설치돼 있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장이 많은 실정이었다. 지난 2005년 11월 28일 동대문운동장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60대 휠체어 이용자가 직원을 호출하는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자 비상문을 묶은 고무줄에 불을 붙이는 사고도 있었다.

지하철 5, 6, 7, 8호선이 가장 불편한 곳

과연 서울 지하철이나 수도권 전철에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찰구는 얼마나 설치된 것일까?

철도공사(코레일광역철도본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각각 문의하니 우선 철도공사(코레일광역철도본부)측은 182개 개찰구 전부에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를 설치했다고 답변했다.

서울메트로(1~4호선)도 299개소 전부에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를 설치했다고 밝혔고, 청량리역은 민자역사 공사 관계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도시철도공사(5, 6, 7, 8호선)는 148개 역사 중 28개역에 34개의 개찰구에만 휠체어 이용자들이 접근 가능한 개찰구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25개 역사 중24개 역사가 개통했으며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를 전부 설치했다고 전했다.

결국 서울도시철도공사(5, 6, 7, 8호선)만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 설치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황을 전하자 서울도시철도공사 시설3팀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 지원이 되는대로 설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 씨는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지하철역 개찰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장애인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5호선 여의도역 상일동마천 방향 개찰구. 벨트 차단봉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 설치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박종태

5호선 여의도역 김포공항 방향 개찰구. 비상용 쇠철문으로 휠체어 이용자의 출입이 불편하다. ⓒ박종태

5호선 애오개역 개찰구. 열쇠 걸이로 묶어놓아 직원 허락을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다. ⓒ박종태

9호선 여의도역 환승 개찰구.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와 비상용 쇠철문이 동시에 설치돼 있다. ⓒ박종태

7호선 공릉역 개찰구. 비상용 쇠철문만 설치돼 있다. ⓒ박종태

7호선 노원역 엘리베이터 앞에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7호선 노원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는 개찰구. 비상용 쇠철문만 설치돼서 장애인은 불편하다. ⓒ박종태

4호선 노원역 개찰구.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개찰구가 설치돼 있지만 고장난 상태였다. 교통카드를 대야만 사용 가능한 형태다. ⓒ박종태

4호선 고잔역은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찰구를 설치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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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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