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 신청사 조감도. ⓒ용산구청

용산구청이 원효로 시대를 마감하고 이태원동에 종합행정타운을 건립해 지난 8일 이전했다. 1,522억원(공사비 1,187억원 + 토지보상비 235억원)을 투입해 2년여 간의 공사 끝에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청사를 완공했다.

용산구청 개요 및 장애인화장실 설치 현황

10층=직원식당, 하늘공원, 회의실(장애인화장실 없음)

9층=구청장실, 부구청장실, 행정관리국장실, 직소민원실, 총무과, 감사담당관, 공직자윤리위원회, 중회의실(장애인화장실 없음)

8층=자치행정과, 기획예산과, 교육지원과, 전산정보과, 행정타운추진담당관, 민주통일자문회의, 통합데이터관제센터(장애인화장실 없음)

7층=주택과, 도시계획과, 뉴타운사업과, 건축과, 도시디자인과, 공원녹지과, 환경과(장애인화장실 없음)

6층=건설관리과, 교통행정과, 교통지도과, 토목과, 치수과, 재난안전과, 재난관리센터(장애인화장실 없음)

5층=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과, 가정복지과, 고용정책과, 문화체육과, 청소행정과, 장애인계(장애인화장실 없음)

4층=재무과, 지역경제과, 회의실, 종합자료실(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3층=세무1과, 세무2과, 여권팀, 민원휴게실(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2층=종합민원실, 민원여권과, 자동차등록과, 지적과, 당직실, 모유수유실, 홍보관(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1층=우리은행, 청사방재센터, 물리치료실, 모유수유실, 한방진료실, 치과, 소공연장, 의회, 본회의장, 의장실(화장실 3곳 중 2곳은 장애인화장실. 보건소내 남녀공용 설치, 구의회 남녀 공용 장애인화장실 설치)

B1층=대공연장, 전문공연장, 매표소, 연금매점, 건강교육실, 방사선 임상병리실, 결핵실, 체력단련실, 의회, 회의실(대공연장입구 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구의회내 남녀공용 장애인화장실 설치)

B2층=대공연장, 연습실 ,CCTV감시센터, 치매지원센터, 구의회, 사무국, 의정자료실(대공연장입구 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구의회내 남녀공용 장애인화장실 설치)

B3층=대공연장, 문화강좌실, 강의실, 통합방위지원본부, 종합문서고, 주차장(장애인화장실남녀구분 설치)

B4, 5층=주차장

용산구청이 결국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에이블뉴스는 지난해 12월 30일자 ‘용산구청 신청사 장애인편의시설 기대된다’ 제하의 기사에서 용산구청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완공된 청사를 점검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

우선 장애인화장실이 문제였다. 장애인들이 많이 찾는 장애인계가 위치한 5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되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층에 장애인계를 배치하면 되는데, 이러한 배려도 없었다.

장애인화장실 남녀 구분해 설치한 곳도 있었고, 남녀 공용으로 설치한 곳도 있었다. 위생을 책임을 지는 보건소에 남녀 공용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됐고, 구의회가 사용하는 3개층에도 남녀 공용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됐다. 만일 구의회 의원 중에 중증장애인 남녀 구의원이 있으면 같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장애인화장실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대형스쿠터를 타는 장애인에겐 불편한 실정이었다. 용변 후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는 변기 뚜껑에 가려 작동이 되지 않고 있었다. 비상 호출벨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세면대에는 손잡이도 없었다. 손을 말리는 핸드드라이어도 없었다.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화장실 이용이 불편한 실정이었다. 화장실 입구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남녀 구분을 알리는 점자촉지판도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는 장애인화장실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계단 손잡이 시작 부분에 점자 안내가 없었다. 구청입구 큰나무 화단이 점자블록 위에 약간 걸쳐 있어 위험한 실정이고, 지하층 공연장 입구 계단에는 점자블럭이 설치되지 않았다.

대공연 및 소공연장의 무대 위로는 휠체어 장애인은 접근할 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경사로 가 아니라 계단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휠체어 장애인에겐 관람석도 불편한 실정이다. 대공연장의 경우 맨 앞에서 고개를 들고 봐야하고, 소공연장의 경우 맨 뒤에서 관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이렇듯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지만,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점도 있었다. 2층 민원실의 경우 휠체어나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필기대를 설치했고, 3층 여권과 창구에는 장애인우대 창구를 만들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 편의시설지원센터측 관계자는 “법규에 어긋나지 않지만 장애인화장실 등이 전동휠체어나 대형스쿠터를 타는 장애인들이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면서 “비상호출벨도 권장 사항이라면서 설치를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김인순 편의증진팀장은 “용산구청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Barrier Free) 신청을 하도록 요청했지만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장애인복지팀 편의시설 심완석 담당자와 종합행정타운추진반 시설팀 홍동기 팀장 등과 함께 청사를 둘러보며 장애인화장실 등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들은 “한벗회 건물에서 장애인화장실 등받이를 보고 왔다”면서 “하루 속히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용산구청 입구 큰 화단이 점자블록 위에 걸쳐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겐 매우 위험하다. ⓒ박종태

내려가고 올라가는 계단에도 점자블록 설치가 되지 않았다. ⓒ박종태

대공연장 무대 위로 올라가는 길목에 계단이 설치됐다. 경사로를 설치해야 휠체어 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다. ⓒ박종태

대공연장 장애인화장실의 모습. 비상호출벨도 없고 세면대 손잡이도 없다. 용변기 등받이도 없고, 핸드 드라이기도 없다. ⓒ박종태

장애인복지팀 편의시설 담당자와 종합행정타운추진반 직원이 문제가 되고 있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복지계가 있는 5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없다.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층으로 사무실을 옮기면 된다. ⓒ박종태

민원실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들과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필기대를 별도로 설치했다. ⓒ박종태

여권창구의 경우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우대창구를 설치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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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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