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앞으로 조성되는 서울시내 보도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기존의 노란색 점자블록 대신 보도 양 옆이나 한쪽에 '경고용 띠'(보행기준선)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발표한 '장애없는 보도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협회 등 장애인 단체 4곳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장애없는 보도 조성 10개 원칙'을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도는 어떠한 시설물도 설치되지 않는 폭 2m 이상의 보행안전구역과 분전함과 벤치, 공중전화 등 각종 가로시설물을 몰아 넣은 장애물구역으로 나뉜다.

보행안전구역에서는 보도 양 옆이나 한쪽에 경고용 띠(보행기준선)를 설치해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블록 없이도 안쪽으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폭 30㎝ 이상의 경고용 띠는 높이나 거친 정도, 색상 등을 보도의 다른 부분과 구분해 시각장애인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게 설치한다.

이는 기존 점자블록의 요철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과 노약자, 하이힐을 신은 여성 등에겐 불편할 수 있어 나온 절충안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단 보행기준선이 없거나 도로가 끊기는 곳, 보도 폭이 협소한 곳, 버스정거장, 횡단보도, 건물 돌출부 등에는 기존대로 노란색 점자블록을 사용해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히 걸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횡단보도에는 지체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해 경사턱을 부분적으로 낮춘 구간(부분턱낮춤)을 조성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별도로 설치된다.

횡단보도에서 전체 턱을 낮출 경우에는 볼라드(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를 횡단보도 중앙 이외에 설치하고 휠체어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1.5m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이밖에 10개 원칙에는 점자블록 재질을 스테인리스 등 미끄러지기 쉬운 재료나 유지 관리가 어려운 고무재질은 피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는 이 원칙들을 현재 설계가 진행중이거나 착공하지 않은 보도에 모두 적용하고, 이전에 완공했더라도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한 디자인서울거리 5곳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개선할 예정이다.

시가 추진중인 '디자인서울거리' 사업은 미관을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점자블록 설치를 최소화해 시각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경원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은 "앞으로도 보도 조성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신속히 대처하도록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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