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편의시설 체험을 하기 전에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박종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원장 김용하, www.kna.go.kr)은 화요일 ~ 토요일 및 개원일과 겹친 공휴일(신정·구정·추석연휴 제외)에만 개장하며 방문 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올해 전문전시원 보행로 포장과 안전시설 확보, 교각 2개소 설치 등 장애인들의 접근 편이성과 관람환경 안전성 등을 개선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관람객의 안전시설 및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서울장애인사이클연맹 회원 및 가족들을 초청해 장애인 안전시설 및 편의시설 체험행사를 가졌다. 국립수목원의 개선된 장애인편의시설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서 이 행사에 참가해봤다.

직접 시설을 점검해보니 역시 장애인화장실이 큰 문제였다. 정문입구에만 장애인화장실이 남녀로 구분해 잘 설치됐고, 산림박물관, 육림호 등의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불편하게 설치돼 있었다.

장애인화장실의 고질적인 문제인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산림박물관의 경우 용변기 자동 물내림 장치가 없었고, 남녀 공용 장애인 화장실 안에 소변기까지 설치됐다. 수도꼭지의 경우도 손만 대면 물이 나오는 자동 시스템이 도입돼 있지 않았다. 육림호 장애인화장실 앞에는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있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손잡이가 없는 곳도 많았고, 장애인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간판도 부족했다.

보행길에 환경을 고려해 천연 보도블록을 설치했으며 휠체어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고려했지만 물이 내려가는 도랑 위에 철망을 설치해 자칫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앞으로 넘어져 크게 다칠 우려가 컸다. 산림박물관 경사로의 경우 너무 가파르고, 점자블록을 계단이 아닌 경사로에 설치한 점도 문제였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의자가 너무 낮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은 앉다가 뒤로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다. 장애인들이 도시락을 먹을 때 꼭 필요한 식탁도 없었다.

수목원이 넓어서 수동휠체어로 다니기 불편한 실정이었는데,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를 자가용에 실어서 이동하기 불편하므로 수목원에서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를 준비해야한다고 장애인들의 입을 모았다.

수목원 직원들은 장애인들하고 같이 다니면서 문제점을 꼼꼼히 메모했으며 지적된 문제점들을 속히 고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산림박물관의 가파른 경사로를 한 휠체어 장애인이 오르고 있다.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됐다. ⓒ박종태

자동물내림 장치나 비상호출벨, 용변기 등받이 등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화장실. ⓒ박종태

장애인들이 수목원 숲속해설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들이 새로 설치한 안전보행길을 통해 이동하고 있다. ⓒ박종태

물 내려가는 곳에 설치된 배수구에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위험한 실정이다. ⓒ박종태

수목원 습지에 나무 탐방로를 잘 만들어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박종태

육림호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세면대 손잡이와 용변기 손잡이가 붙어 있어 불편하다. ⓒ박종태

비장애인들이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장애인들에겐 너무 낮아 불편하다. ⓒ박종태

수목원 의자들이 너무 낮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이용하기 불편하고 위험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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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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