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불타버린 남대문을 국화꽃으로 복원한 모습. ⓒ박종태

지난달 29일부터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2009 대한민국 국향대전. 지난해까지 자연생태공원에서 펼쳐졌지만 올해는 엑스포공원으로 장소를 옮겨왔다. 그 규모도 지난해보다 3배 더 커져 국화 꽃송이가 100억 송이나 된다. 이 국화축제를 장애인들이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봤다.

행사장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경사로가 잘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도 축제를 즐기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한 가지 옥에 티가 있다면 장애인들의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장애인화장실은 총 11곳이었는데, 이중 2곳은 이동식 장애인화장실이었다.

북문 출입구 옆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설치돼 있었고, 용변기 옆에는 비상시 직원을 호출할 수 있는 비상벨이 없었다. 프레스센터와 자원봉사자 건물 옆 장애인 화장실은 입구부터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있었고, 화장실 출입문은 자바라로 설치됐는데 잠금장치가 없었다. 손잡이 간격도 넓어서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고, 비상시 호출하는 장치도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용변 보는 모습을 밖에서 볼 수 있는 둥근 창문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동식 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설치됐는데, 용변기가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벽에 붙어있었다. 주제관 건물 내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로 구분돼 잘 설치됐는데, 변기뚜껑이 자동으로 물을 내려주는 센서를 가리고 있었고 문을 걸어 잠그는 잠금장치가 없었다.

화장실외에 옥에 티는 행사장 곳곳에 탁자들이 놓여있었는데, 간격을 너무 좁게 설치해 장애인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었다. 탁자는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만 쓴다면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대한민국 국향대전은 오는 22일 폐막한다.

북문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설치됐고, 비상시 호출할 수 있는 벨이 없었다. ⓒ박종태

여자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이상한 화장실. 비상 호출벨도 없었다. ⓒ박종태

화장실 문이 잠금장치도 없이 자바라로 설치된 장애인화장실. ⓒ박종태

점자블록을 잘못 설치했고, 용변 보는 모습이 노출되는 창문도 가리지 않은 이상한 화장실. ⓒ박종태

남여공용으로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 ⓒ박종태

이동식화장실 내부 용변기가 벽에 너무 붙어있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다. ⓒ박종태

경사로는 잘 설치됐는데, 경사로 입구에 자전거를 주차해 통행을 방해하고 있지만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박종태

북문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잡이가 설치되지 않았다. ⓒ박종태

탁자 간격이 너무 좁아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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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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