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도록 폐쇄형으로 지어졌던 마산시의 한 버스정류장. ⓒ경남아자장애인자립생활센터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지어진 창원시의 한 버스정류장. ⓒ경남아자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산시가 버스정류장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아 장애인단체들의 항의를 받고서 뒤늦게 재보수를 진행,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산시는 버스정류장 34곳을 새로 신축하는 과정에서 4곳만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개방형으로 설계하고, 나머지는 휠체어 진입이 어려운 폐쇄형으로 지었다가 장애인단체가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자 그제야 폐쇄형 정류장을 개방형으로 재보수했다.

이 과정에서 마산시 도로과와 교통행정과는 시정을 요구한 장애인단체측에 책임의 소재와 향후 보수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장애인단체측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경남아자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조이명자, 이하 아자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아자센터 회원들은 지난 19일 마산시 도로과를 방문해 폐쇄형으로 짓고 있는 버스정류장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고 개방형으로 보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도로과 관계자는 '해주겠다'고는 말했지만, 개보수할 정류장의 개수,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아자센터측은 도로과에 시정요구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받은 도로과 관계자는 아자센터에 전화해 "이 부분은 교통행정과가 담당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아자센터가 교통행정과에 전화하자, 교통행정과는 다시 도로과로 책임을 떠넘겼다. 또한 도로과에서 아자센터의 공문에 대한 답변서를 발송했으나, 이 답변서에도 역시 향후 보수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뉴스가 30일 마산시 교통행정과측에 향후 보수 계획을 묻자,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장애인단체에서 시정 요구가 들어와 이를 반영해 버스정류장을 재보수 할 것을 도로과에 공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도로과 관계자는 "신축된 버스 정류장 34곳 중 4곳은 애초에 개방형으로 설계했고, 2곳은 앞쪽에 1m이상 휠체어 진입공간이 확보돼 있다. 그렇지 못한 나머지 28곳은 유리판 하나를 떼어 내고 의자를 치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보수작업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자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보수를 하기로 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며 "이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시청 등 공공기관의 관계자들이 책임의 소지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다른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명확히 해주지 않아 어느 부서의 누구에게 의뢰해야 할지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시에서 편의시설을 설치할 때 장애인단체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의뢰해 처음부터 장애인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자센터에서는 마산시청 관계부서와의 소통 및 민원처리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차후 명확한 책임소재를 밝혀두기 위해 지난 27일 도로과 및 교통행정과측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은 듣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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