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 토론방에서 은지사건의 담임교사 김태선씨의 두번째 글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은지사건'을 고발하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던진 은지의 초등학교 교사 김태선 씨가 성폭력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두번째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6일 오전 6시23분 올라온 이 글의 조회수는 11시간 만에 7만을 육박하고 있고, 댓글은 800개 이상이 달렸다.

제2의 나영이사건이라고 불리는 '은지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킨 김태선씨는 이번 글의 첫머리에서 "한 해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통계에 잡히는 것은 2만명이지만 잡히지 않은 아이는 수십만명일 것"이라며 다시금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이번 일로 은지가 노출되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한다"며 누리꾼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은지가 아닌 사회 시스템 점검과 정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방송사 및 언론사에 대해서는 "끝까지 이런 사건에 대해 책임보도를 해달라"며 방송 3사에서 분야를 나눠 심층 취재 후 공동방송 및 캠페인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대통령과 국회의원, 복지부 측에 대통령 권한으로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임시국회를 열어 시급히 대응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고, "복지부쪽으로 넘긴 민원에 대해서 아직도 답을 받은 적이 없다. 민원처리의 효율성을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측에도 "선진 수사기법과 방법을 동원해 범인 검거율을 높여 달라. 아동이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서는 훈련받은 전문인력을 투입하고 전담반을 운영해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 시스템 마련도 촉구했다. 김태선씨는 "성폭력 신고 한통만으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도록, 산부인과에서 진료와 진단을 거부하지 않도록 바뀌었으면 한다"며 "성폭력 전담기구를 정부차원에서 운영하든지 지금 있는 아동기관이나 해바라기센터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태선씨는 이와 함께 "아이들을 사각지대로 몰아 넣는 구조적인 문제는 상당부분 친권에서 기인한다"며 친권문제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2년여 동안 은지를 도우면서 지적장애인인 은지 엄마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았던 일 등을 털어놓으며 "전문가들을 동원해 친권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효율적인 친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선씨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신변을 걱정하는 누리꾼들에게 "온갖 비난과 수많은 욕을 들을 각오를 하고 제가 다시 움직이는 이유는 내 아이가 이런 일을 당했을 때의 고통에 비하면 지금의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상식에 따라 행동한 댓가로 불면의 밤을 지새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런 글을 쓰는 불행한 교사는 제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김태선씨에게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용기에 진정으로 감사한다", "안보이는 곳에서나마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응원의 댓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이참에 법과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서 여성과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으로 많은 부모들이 깨우쳐서 꼭 법개정과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인식과 제도 변화를 강조한 김태선씨의 글에 공감을 표했다.

다음은 ‘은지 사건’ 관련 글 전문.(글 원문 링크, agora.media.daum.net)

신종 플루로 사망한 사람이 10명 남짓이었죠. 그러나 추가 전염 이나 무차별 파급에 대한 우려로 한동안 사회가 패닉상태였고 범정부차원의 대책도 있었습니다. 한해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통계에 잡히는 것이 2만명 정도인가요..잡히지 않는 아이는 수십만명이겠죠(몇년째 지속적으로 당하며 미쳐가는 아이들 숫자도 포함하면요)..비교가능하신가요..두 숫자의 차이가...

신종플루는 자연의 영역이고 신의 영역이라서 두렵습니다. 아이들 성폭행은 인간의 영역이고 충분히 인간을 통해서 통제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두려움을 떠나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1. 이번 일로 은지가 노출되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합니다. 이미 작년의 추적 60분에서 상황설명이나 문제제기는 충분히 되었다고 봅니다. 개인으로서의 은지에 포커스를 두지 말고 은지 사건을 통해 불거진 사회 시스템 점검과 정비에 전력투구 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저를 돕고 싶고 언론인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추적 60분 미리 보기를 다 보시고 내용 파악이 되신 후 신중하게 연락해 주세요..

그리고 그 지역 모두를 매도하지 말아주세요. 그곳에는 아직 저를 사랑하고 제가 또 사랑하는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이런 문제는 우리 나라 어느 곳에든 다 있다고 봅니다. 단지 부각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요...

2. 방송3사나 언론사들은 끝까지 이런 사건에 대해 책임 보도를 해 주세요.

전문가들 몇 명 나와서 이야기 하고 냄비처럼 싸늘하게 식어가지 않도록 3사에서 분야를 나누어서 심층 취재 후(기존에 있었던 성범죄의 과정및 해결 모습, 해외의 사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의 활동 모습 등등등) 공동 방송과 캠페인을 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상처주는 일들도 없었으면 하구요. 은지가 대구 간 후 친권문제로 아주 급박한 상황이 전개 될 때-엄마나 삼촌이 학교에 나타나 애를 데리고 가면 어찌 할 수 없거든요- 모 프로의 자문위원 홈피를 통해 프로 관계자랑 연결이 되어 친권에 관한 노하우나 경험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다가 냉정하게 거절 당한 적이 있어요. 자기네 방송에 먼저 연락했으면 어떻게 할텐데 다른 방송이랑 연결이 된 상태라 내부적으로 도움을 못 주기로 했다는데 '아 국민들은 당신들 프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었나 봅니다' 하고 끊었습니다..ㅠㅠㅠ....시청률에 매이지 마시고 대다수 시청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 제공하고 세상을 발전시키려는 공익 정신도 발휘해 주세요

3.대통령님, 국회의원 여러분 제발 바꾸어 주세요

국가의 3요소인 국민이 다 크기도 전에 찢기고 죽어 나가는데 정말 한시가 급합니다. 대통령 권한으로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임시 국회를 열어 발빠르게 대처 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가 뽑은 분들이 우리 요구와 필요를 들어 줄 때까지 시민단체나 우리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서 이번엔 정말 달라지게 합시다

4.민원 처리의 효율성을 높여주세요.

제가 청와대에 민원 올린 것은 교육부-도교육청-시교육청-해당 학교로 공문이 내려와 다시 반대 과정을 거쳐 답변이 올라가고 저에게 전달되는데 보건복지부쪽으로 넘겼다는 민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답을 받은 적이 없어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위중한 사안에 대해서는 책임자를 한 명 지정해서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고 그 민원이 만족스럽게 처리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여러 번 민원을 올려도 책임자라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자체해결토록한 민원시스템이기에 중간에 문제가 증발하고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으니 보완해주세요..주요 사안은 감사라도 띄워 주세요..옛날에는 신문고라도 있어서 약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라도 했는데,,,,그마나 다음아고라가 열려 있어 힘없는 서민들이 하소연은 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5. 피해자가 제대로 된 지원을 받도록 해주세요

원스탑에서는 24시간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성폭 신고 전화 한통만으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도록,,,, 산부인과에서 진료와 진단을 거부하지 않도록 (인센티브라도 주는 건 어떨지요) 바뀌었으면 합니다. 성폭 전담 기구를 정부차원에서 운영하든지 아니면 지금 있는 아동기관이나 해바라기센터에서 인력부족이나 기타 이유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주세요..

6. 선진 수사기법과 방법을 동원해 범인검거율을 높여 주세요

일선에서 경찰분들 고생하시는 건 압니다...정부 차원에서 아동이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에 대해서는 훈련받은 전문인력을 투입하고 전담반을 운영해주세요..저는 정말 그런 전담반이 있고 과학적으로 수사하는 줄 알았습니다..

7. 전문가들을 동원해 친권문제에 대해 연구를 하고 효율적 친권행사를 하도록 해주세요

오준근판사가 일가 피붙이들에게 성폭당한 소녀를 단지 보호자라는 이유만으로 돌려보내려 한 사건 기억하시죠?아이들을 사각지대로 몰아 넣는 구조적인 문제는 상당부분 친권에서 기인합니다. 제가 2년여 동안 은지를 도우면서 은지 엄마의 협박으로 당한 마음 고생은 말로 못 합니다. 올 8월에도 전화가 왔더군요. '선생이면 선생이지 담임도 아니면서 왜 애 학교에는 찾아가고 도대체 무슨 일을 또 꾸밀려고 그 난리냐'부터 해서 한 바탕 당하고 나니 씁쓸했어요. 은지 사건은 성폭 당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일이예요. 07년 5월에 이 가족이 친척들에 의해 해체될 뻔 할 때 은지엄마가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더라구요..한달에 수십만원 수급비(정말 세금 내고 싶지 않아요. 알량한 수급비로 발목 잡힌 사람들 사례는 또 얼마나 많은지요)를 받지만 움막 같은 집에서 짐승처럼 살더라구요..요청 있은 후 포항지원장님께 의뢰해 재산과 집터를 찾아주고 검찰 사랑의 집까지 짓게 되었죠(제발 시내의 안전한 곳으로 옮겨 달라고 사정했지만요). 그 일련의 일을 같이 하게 된 단체가 있는데 08년 5월인가 그 쪽 간사로 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은지엄마가 선생님을 유괴혐의로 고소했으니 그렇게 알아라' 라고요..황당했습니다. 그 엄마가 인지능력이 모자라 저를 고소하고 싶다 해도 말려야 될 곳을 통해 오히려 협박당하듯 그런 얘기를 들으니 어이가 없었습니다...한동안 애를 돌려달라고 막무가내로 우기며 걸려오는 그 엄마 전화로 벨소리 노이로제에 걸린 적도 있었습니다. 친권,,참 무섭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요즘 제 신변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걱정되죠. 8살 딸아이가 무사히 자라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 봐야 하는데 말이죠..그리고 이 사건 통해 유추하면 교원평가가 도입될 때 어쩌면 저는 퇴출 1순위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그러나 온갖 비난과 수많은 욕을 들을 각오를 하고 제가 다시 움직이는 이유는 내 아이가 이런 일 당했을 때의 고통에 비하면 지금의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 때문이죠. 지금 고치지 않으면 더 지능화된 성범죄로 죽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아이가 바로 내 아이 일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몰아세우기는 합니다만.......사실 아이를 위해서 동생을 가질까 생각하던 와중에 이런 일이 생겨서 애기 못 낳고 삽니다. 이런 세상에 지켜주지도 못 할 생명을 내어놓는 것이 죄짓는 일 같아서요....제가 더 노산이 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되어서 동생 낳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어두움을 저주하고만 있어서는 어두움을 이길수 없다고 합니다. 악한것과 선한것의 구분이 그냥 놔두어도 저절로 되는 것이 악한 것이고 힘들어도 해야하는 것이 선한 것이라 하더군요..우리 사회가 이제는 귀찮지만 선한곳으로 돌이켰으면 합니다....그리고 우리의 딸 은지와 나영이가 희망의 이름이 되어 대한민국 어둠을 이기는 빛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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