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이 열린 유달경기장은 화장실 출입구가 좁아 전동스쿠터 사용 장애인이 출입하기 어렵다. ⓒ박종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대한민국보조공학박람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09 뷰티풀 챌린지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전남 목포에서 열렸다. 중소 도시 목포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됐다.

노동부가 주최하고 목포시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미리 점검을 통하여 장애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적었다는 점이다. 개막식 행사가 평화광장에서 유달경기장으로 변경됐는데, 유달경기장 내에 장애인화장실이 있었지만 전동스쿠터 등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출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입구가 너무 좁았고 자동세정장치도 없었고 출입문 잠금장치도 불편했다. 이동화장실이라도 설치해야하는데, 하나도 배치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목포시 담당자는 실제 현실은 모르고 “장애인화장실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담당자는 전동스쿠터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만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선수단 숙소로 활용된 신안비치호텔은 객실 내 화장실이 불편해 호텔 뒤쪽이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했는데, 달랑 하나만 설치됐고 이마저도 중증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다. 신안비치호텔 식당의 경우 장애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안비치호텔 인근 부대행사장에도 이동화장실이 1개만 설치됐고, 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린 해양대학교에도 이동화장실 2개만 설치돼 전체적으로 장애인화장실이 부족했으며 모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15개 업체만 참석한 보조공학박람회도 많은 장애인들과 목포 시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겨 주었다. 이렇듯 대회의 수준이 성에 차지 않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남지소는 논평을 내고 “보조공학기기박람회의 경우 15개 보조공학기기업체가 참여하여 총20개 부스가 설치되었는데, 지난 2007년(부산, 220개 부스), 2008년(대전, 50여개 업체 100개 부스)과 비교하면 반의 반도 안 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전남지소는 규모가 작아진 이유에 대해 지난 8일 열린 2009 전남 목포 뷰티풀 챌린지 개최 관련 장애인 단체 및 담당 공무원 간담회에서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목포에 컨벤션센터가 없어서 규모가 작아졌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전남지소는 “지난 행사들이 서울, 부산, 대전 등 교통과 각종 인프라가 좋은 대도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고, 우리나라 보조공학기기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했다면 공단이 직접 업체초청, 물류비 지원, 인력지원 등 업체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어야 했는데 이러한 노력은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남지소 논평 내용.

지역장애인 위한 채용박람회조차 없는 반의 반토막 ‘2009 전남 목포 뷰티풀 챌린지’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지난 15일(화)부터 4일간 노동부,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공단), 목포시가 주관하는 ‘2009 전남 목포 뷰티풀 챌린지’가 열리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더불어 그동안 불명예스럽게 붙어 다녔던 ‘장애·인권복지 전국 꼴지’ 딱지를 떼고 우리 지역이 행사 슬로건처럼 “함께하는 아름다운 비상(飛上)”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었다.

공단이 책임지고 진행하는 ‘뷰티풀 챌린지’라는 행사는 세 가지 행사가 한 묶음으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박람회’,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말한다. 즉, 고용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장애인들의 능력을 뽐내고, 장애로 인해 기업에서 우려하는 여러 가지 노동상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보조공학기기를 소개함으로써 장애인 고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열리는 행사인 것이다. 물론 장애인 고용을 적극 시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통해 포상하고 있다.

그래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자기 기량을 확인하고 공단이 기업에 지원하는 여러 가지 보조공학기기들을 익혀둠으로써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해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기회인 것이다.

더욱이 2009년 행사부터는 그동안 대도시 중심으로 진행해오던 행사를 중소도시에서 실시하게 되어서 상대적으로 더욱 소외감을 느꼈던 지역사회 장애인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행사의 내용은 행사 본래의 취지가 무엇인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우선 대회 규모에서 현격하게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보조공학기기박람회의 경우 15개 보조공학기기업체가 참여하여 총20개 부스가 설치되었는데, 지난 2007년(부산, 220개 부스), 2008년(대전, 50여개 업체 100개 부스)과 비교하면 반의 반도 안되는 규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2009 전남 목포 뷰티풀 챌린지 개최 관련 장애인 단체 및 담당 공무원 간담회”가 있었는데, 간담회 참석인들이 공단 담당자에게 행사가 축소된 이유를 묻자 “목포에 컨벤션센터가 없어서 규모가 작아졌다”고 답해 참석인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관련자들의 궁색한 변명은 차치하더라도 행사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일정한 규모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난 행사들이 서울, 부산, 대전 등 교통과 각종 인프라가 좋은 대도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고, 우리나라 보조공학기기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했다면 공단이 직접 업체초청, 물류비 지원, 인력지원 등 업체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어야 했는데 이러한 노력은 있었을까?

또한 ‘뷰티풀 챌린지’ 행사의 본래 목적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인 만큼 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행사에는 단 한 건의 채용행사도 없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채용박람회는 광주에서 추후에 할 예정”이라고 답해 목포 행사를 통해 장애인을 고용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속내를 털어 놨다.

규모는 반의 반토막, 장애인 고용 창출을 위한 최소한의 행사도 마련되지 못한 ‘2009 전남 목포 뷰티풀 챌린지’는 슬로건 그대로 아름다운 비상(砒霜)(?)이 아닐 수 없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하고 자신의 장애를 보완해줄 공학기기를 익혀놔도 일할 곳이 없다면 그게 砒霜이지 飛上일까?

2009년 9월 16일

장애인화장실이라고 하지만 손잡이만 설치했고 나머지 시설은 전무하다. ⓒ박종태

화장실문을 잠가 장애인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문을 열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숙소로 활용된 신안비치호텔의 장애인화장실이 1개만 설치됐. ⓒ박종태

소변기 손잡이도 없어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실정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2개만 설치.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실정이었다. ⓒ박종태

기능경기대회장인 목포 해양대학교 체육관 입구에는 경사로 잘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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