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산악인 김홍빈씨의 도전을 격려하고 있다. ⓒ박종태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에 나선 ‘열 손가락 없는 장애인 산악인’ 김홍빈씨(44)씨가 6번째 목표로 선택한 산은 안나푸르나이다.

안나푸르나는 희말라야 8,000m급 고봉 중 10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제1봉은 높이가 8,091m이다.

김씨는 지난 2일 CMB광주방송국 1층 세미나실에서 2009 안나푸르나 원정대 발대식을 가졌다. 김씨를 단장으로 하는 이번 원정대는 모두 4명으로 9월 11일부터 10월30일까지 50일간의 일정으로 등정에 나선다.

이날 발대식 행사에는 박광태 광주광역시장과 대한장애인체육회 최경식 사무총장이 참석해 격려 인사를 전했다.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안나푸르나를 정복하고 무사히 돌아오라고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김홍빈씨는 에이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산에 가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면 재미와 흥과 자신감을 얻고, 주위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야 주위에서 도움도 받을 수 있고 도움을 주려고 한다”면서 “처음부터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밖에 나와서 자꾸 부딪쳐 보고 안 되면 돌아가고, 또 다른 길을 찾아서 가고 하는 그런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등반을 하면서 셀파와 포터의 도움도 최대한 받지 않는다. “등반을 하다보면 셀파나 포터가 짐을 날라주는데, 나는 될 수 있으면 도움을 안 받으려고 한다. 주위에서 왜 도움을 안 받으려고 하느냐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평생 따라다니면서 도와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안되면 도움을 요청하지만 될 수 있는 한 혼자서 부딪치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래야 험악하고 위험한 산에서 살 수가 있다”는 것이 바로 김씨의 지론이다.

“등반을 하다보면 손과 몸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아물면 상처가 또 나고, 상처가 또 나으면서 자신감이 더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건방지다고 하겠지만 피나는 노력을 한 덕분에 어려운 등반도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열 손가락이 없다는 것, 그는 이렇게 말했다. “두 손이 없어 등반할 때 자일을 이용하기 불편하고, 더 많은 위험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꼭 성공하고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최경식 사무총장이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박종태

김홍빈씨의 안나푸르나 등반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태

김홍빈씨를 단장으로 하는 원정대 출범식이 많은 장애인들이 참석해 격려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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