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려고 인터폰으로 1시간 동안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박종태

지하철과 버스를 빠르고 간편하게 환승할 수 있는 서울역 환승센터가 지난 25일 개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편리한 환승을 도모하기 위해 주변 10곳에 흩어져 있던 버스정류장을 한곳에 모았다.

4호선에서 버스로 갈아타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 10~12분에서 3분 이내로 줄어들게 됐다고 서울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자랑하지만 그것은 비장애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버스정류장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어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장애인에게 매우 위험하다. 사람들이 횡단보도로 건너고 있을 때 버스 운전기사들이 경적을 울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횡단보도 중간에 있는 보도의 폭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부딪치기 십상이다.

점자블록은 검은색으로 설치돼 저시력장애인들에게 위험하다. 저시력장애를 갖고 있는 홍모씨는 “저시력 장애인의 의견 수렴 없이 점자블록을 설치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위험해 국가인권위원회 철거를 권고한 경사형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그나마도 아예 작동이 안 되는 등 장애인 이동권에 무관심한 당국의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5일 개통식 당일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한 활동가는 고정형리프트에 설치된 인터폰을 눌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리프트도 작동을 하지 않았다. 1시간을 기다려 시공사 감리단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이동할 수 있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옆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불편없이 사용하도록 하면서 교통약자들을 위해서 엘리베이터가 아닌 고정형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해 놓고, 그나마도 작동이 되지 않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역 환승센터에는 길이가 짧다는 이유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설치돼 저시력장애인들에겐 위험하다. ⓒ박종태

웅덩이로 보이는 검은색 점자블록 위를 저시력장애인들이 걷고 있다. ⓒ박종태

4호선 환승센터에는 장애인들에게 위한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고, 검은색 점자블록도 있다. ⓒ박종태

서울시가 검은색 점자블록 위에 노란색을 칠했다. 개선을 위해 시범적으로 칠한 것. ⓒ박종태

시공사 감리단 관계자가 와서 휠체어리프트를 고치고 있다. ⓒ박종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탑승하자 역 직원이 위험하게 리프트에 올라 타 버튼을 눌러 휠체어리프트를 작동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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