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전 넓은 인도여서 장애인들의 통행이 편리했는데, 공사후 인도가 좁아져 장애인들의 보행 불편이 예상된다. ⓒ박종태

차선을 늘리는 공사를 한다는 플래카드는 없고, 지역난방 열배관 공사를 하고 있다는 플래카드만 내걸려 있다. ⓒ박종태

경기도 안산시가 교통약자들을 외면한 교통정책을 펼치고 있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안산시 선부 1동 주공 13단지는 안산시에 유일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로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13단지 옆에는 홈플러스 및 마사회 실내경마장이 있어 주말에는 차량이 혼잡하다. 경마장에 온 차량들이 아파트 주차장에 몰래 주차를 하고, 도로 변에 마구잡이로 주차해 매우 혼잡해도 안산시는 주차단속을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안산시는 얼마 전 부터 13단지옆 인도 폭을 줄이고 우회전하는 차량을 위해서 차선을 늘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인도에는 변압기마저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과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들은 인도를 줄이면 인도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재 안산시측은 변압기를 옮기는 것을 전혀 고려치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공사를 시행해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현재 주민들은 경마장과 홈플러스를 위해서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실제 공사현장에는 ‘지역난방 열배관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을 뿐, 도로 확장 공사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어 지역 주민들은 무슨 문제가 있으니 쉬쉬하면서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안산시 교통기획과측은 “그곳이 교통사고 다발지역이어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인도 폭이 넓어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충분히 다닐 수 있다”고 밝혔다. 단원경찰서 교통관리계 한 관계자도 “사거리는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며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설계하고 공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지역 주민은 “평일에는 절대 차량이 밀리지 않고 한가하며 주말에만 차량들이 차도에 무단으로 주차해 혼잡하다”면서 “안산시가 도로에 마구잡이로 주차하는 차량은 단속을 외면하고 도로가 좁다고 하면 어느 차도가 좁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지역주민들은 행정소송을 해서라도 안산시의 불합리한 교통정책을 바로 잡겠다고 분노하고 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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