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버튼이 없는 쪽에 점자블록을 설치해 개선이 요구된다. ⓒ박종태

개통이 임박한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서부터 개화역까지 26개역으로 총 25.5km에 이른다. 2001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만 7년 4개월만에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5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했는데 조금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1인 승무 자동운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하철 노선은 각 노선마다 고유의 색을 갖고 있는데, 9호선의 상징색은 가장 튀는 '금색'이다. 현재 서울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아닌 민간주식회사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을 맡는다. 이미 민간 업체가 운영중인 인천공항철도가 있긴 하지만, 서울 핵심지역을 지나는 주요 노선을 민간업체가 맡는 것은 9호선이 처음이다.

장애인 편의시설 완비…화장실 사소한 문제점 노출

18일 신노현역에서 여의도역까지 13개 역사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모든 역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됐고, 스크린도어도 완비됐다. 장애인들이 기피하는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은 점은 고무적이다.

9호선 동작역에서 4호선 동작역으로 편리하게 환승하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점이 돋보였고, 노량진역도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호선 노량진역까지 편리하게 환승하도록 조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의도역은 통로를 따라서 5호선과 연결이 돼서 장애인들이 환승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역마다 장애인화장실에 사소한 문제점이 있는 정도였는데, 고속터미널역의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곳은 7호선, 3호선 환승 역사로 매우 복잡한 곳이자 장애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우선 역사내 장애인화장실내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되고, 음성유도기의 충분한 제공해 주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러한 것은 사소한 수준의 문제였다. 큰 문제는 개찰구에서 승강장으로 이동할 때, 그리고 9호선-7호선 간 환승이 불편하다는 점이었다.

개찰구에서 전동차를 타러갈 때, 일단 신논현 방향으로 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5층 승강장에 내리면 되기 때문에 문제점이 없었다. 하지만 개화역 방향으로 가는 길은 조금 번거로웠다. 신논현 방향으로 가는 똑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4층에서 내려서 통로를 70~80m 지나서 다른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만 개화역 방향 승강장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좁은 통로가 있었는데, 점자블록을 설치해 휠체어장애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통로의 폭이 1m 정도로 좁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핸드레일을 설치하면 되는데, 융통성 없이 점자블록을 설치해 휠체어장애인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붐비는 환승역인 고속터미널, 환승대책 없어

가장 큰 문제점은 환승이었다. 9호선 3호선 간 환승은 거리도 멀지 않고, 엘리베이터만 갈아타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없었다. 하지만 9호선 7호선 간 환승은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9호선에서 출발해 7호선으로 가려면 장애인들이 기피하는 시설 1호인 휠체어리프트를 꼭 타야하기 때문이다. 7호선역 직원에 따르면 현재 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20~30명 수준인데, 9호선 유동인구까지 합해진다면 이용 빈도는 더욱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었다.

계단 옆에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좁아서 일반 승객들의 환승 인구도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어서 장애인들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할 때, 큰 혼잡이 예상된다.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개량형이 설치돼 있지만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면 이 개량형 리프트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정당한 편의가 되지 못한다.

결국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거나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하는데,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구조상 어렵고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각 회사간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장애인들과 일반 승객들은 환승의 고통을 그대로 떠안아야한다.

담당부서인 도시철도 건축부 담당자는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논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7호선 서울시도시철도공사 건축부 담당자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9호선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좁은 통로에 점자블록을 설치해 휠체어장애인의 불편이 예상된다. 핸드레일을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태

고속터미널은 매우 혼잡한 곳이다. 환승통로는 평소에도 붐비는데, 9호선까지 들어오면 큰 불편이 예상된다. ⓒ박종태

9호선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려면 휠체어리프트를 타야되는 상황으로 큰 불편이 예상된다. ⓒ박종태

7호선 환승 계단 입구에 9호선 연결통로가 설치된다. 큰 혼잡이 우려된다. ⓒ박종태

동작역은 9호선에서 4호선으로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완비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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