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이 이태원 역장에게 일일역장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다. ⓒ박종태

척수장애인인 정하균 국회의원(친박연대)이 장애인당사자의 시각에서 지하철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를 꼼꼼하게 살피고 지적,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의 진땀을 흘리게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 도시철도공사 6호선 이태원역 일일 명예역장으로 위촉된 뒤 업무에 나서 역사시설 이상 유무 확인, 민원사항 처리를 비롯한 고객서비스 점검, 고객 안전관리 등을 두루두루 점검했다.

이날 정 의원은 역장으로부터 이태원역 업무보고를 받고, 본격적인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에 들어갔다.

정 의원은 엘리베이터 점검에서 “장애인들이 사용하지 않은 야간에 점검 등을 하여 장애인들의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뒤 승강장 CCTV를 보며 녹화보관 기간, 승강장 공익요원과 직접 통화는 가능한지, 물페가 사람 등이 감지될 경우에만 CCTV 작동이 되는지 아니면 물페 감지가 안 되어도 항상 작동이 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이태원역 통신 담당자가 “7일간 녹화 보관을 하며, 24시간 CCTV 작동이 된다”고 잘못 답변하자 정 의원은 “의정부 가능역 장애인 승강장 사고 때도 작은 움직임에 CCTV 작동이 안됐다. 도시철도공사에 알아보니 사람 등 물페 움직임에만 작동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철도공사 고객서비스팀장은 지적에 대해 곧바로 본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 ‘지적이 맞다’고 답변했다.

특히 정 의원은 “이태원역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출입하는 개찰구문이 불편하게 여닫이문으로 설치되어 있어 불편하다. 또한 점자 유도블럭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잘못 설치되어 있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여기에 음성유도기 점검 결과 작동이 잘 안되고 있는 점을 파악, 그 자리에서 보좌관에게 국토해양부를 통해 전국설치 현황 등 문제점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정 의원은 “장애인화장실이 남·여 화장실 내부에 설치가 되어 있다. 또한 휠체어 장애인들이 들어가서 문을 닫을 수 없을 정도로 비좁은 데다 출입문이 안으로 여는 여닫이문이라 더욱 공간이 협소하다”고 지적한 뒤 “비상벨도 높게 설치돼 있고, 손잡이 T자도 거꾸로 설치가 되어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고객서비스 팀장은 “지난 2000년 설치됐기 때문에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은 점검을 모두 마친 뒤 고객서비스 팀장 및 역장에게 “장애인당사자 의견을 수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부탁했고, “지적한 문제점을 고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태원역은 장애인들이 그나마 엘리베이터 설치 등 편의시설이 잘되어있다고 인정을 하는 역이었지만 세세히 점검해 보니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승강장 CCTV 모니터를 살펴 보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는 개찰구를 지적하고 있다. ⓒ박종태

승강장 비상호출기 전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종태

잘못 설치돼 불편한 장애인화장실을 점검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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