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안 반대 토론자로 나선 송영주 의원(민노·비례)이 조례안 부결처리 촉구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노컷뉴스/경기도의회

장애인 단체의 강한 반발을 일으킨 '경기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3일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50여개 장애인단체 등으로 구성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조례 제정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날부터 투쟁본부로 체제를 전환하고 도의원 낙선운동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조례안은 조양민(한·용인) 의원 등이 지난달 11일 시·군이 수립하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을 경기도가 종합평가하고 이동지원센터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할 수 있는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조례안에 전담부서 설치, 도의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광역교통계획 수립 등의 내용이 제외되면서 연대회의는 반발해 왔다.

연대회의 회원들은 도의회 개회에 앞서 이날 오전 8시부터 도의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도청 정문 앞으로 자리를 옮겨 "당사자들이 반대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도의회는 각성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연대회의를 투쟁본부로 전환한 뒤 조례안 전면 개정, 찬성 도의원 낙선 운동 등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린 본회의에서는 찬성 의원과 반대 의원간 고성이 오가 한 때 정회되기도 했다.

조례안 반대 토론자로 나선 송영주 의원(민노·비례)은 "지금 밖에는 연대회의가 13일째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면 농성을 하고 장애인단체 대표자 50여명이 연좌 단식을 하고 있다"며 "도 교통약자 조례안은 도의 책무와 예산 수립계획 등이 없는 부실한 조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조례안을 당장 표결처리해 통과시킬 것이 아니다"며 단상에서 조례안 부결처리 촉구의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이에 자리에 앉아있던 일부 도의원들은 "혼자만 영웅이냐", "당신만 장애인들 생각하냐", "끌어내라"며 고함을 쳐 진종설 의장이 본회의를 10여분간 정회한 뒤 속개하는 소동을 빚었다.

속개된 본회의에서 찬성 토론자로 나선 김경호 의원은 "10개월여간 조례안 제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특정단체가 이 조례안을 정치적 쟁점화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도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조 의원을 비롯해 신광식(한·김포), 김경호(민·의정부) 의원이 공동발의한 교통약자 조례안에 대해 표결한 결과 도의원 94명 참석에 찬성 78명, 반대 9명, 기권 7명 등으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수원=CBS노컷뉴스 박슬기 기자 thu22@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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