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도시철도공사 앞에서 휠체어리프트 교체 계획에 대해 반발하는 장애인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종태

“휠체어리프트가 구형이든 신형이든 살인기계다. 그 자체로서 장애인 차별적인 이동수단임을 인식하고 즉각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설치해 장애인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이동권연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3개 단체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후 2시에 서울 광진구 서울도시철도공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각지역 장애인리프트 추락사고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신형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서울도시철도공사를 규탄했다.

3개 단체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년 전 오이도역에서 중증장애인이 리프트 추락참사를 당한 후, 수많은 장애인들이 이동의 권리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지만 아직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지하철역사에서 살인기계인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다 떨어져 죽고 다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장애인이동권 대책의 부실함을 비판했다.

실제 1월 21일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 환승통로에서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여성 최모(63?지체장애 1급)씨가 고정형 수동휠체어용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해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재발방지대책으로 구형 휠체어리프트 87대 중 70대를 신형으로 교체하겠다고 지난 17일 공문을 통해 밝혔는데, 3개 장애인단체는 “장애인은 살인기계 리프트를 절대로 장애인 편의시설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더 이상 리프트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죽고 다치는 일뿐만 아니라 리프트를 이용하면서 엄청난 시간낭비와 잦은 고장, 그리고 계단을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느끼는 모멸감을 겪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안으로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장애인단체 대표자들과 가진 면담에서 “엘리베이터를 전부 설치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고, 예산 문제도 있다”고 장애인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항의를 받았다.

장애인단체들은 서울도시철도공사측으로부터 내주까지 공식 사과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면담을 마쳤지만, 신형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관계 당국과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휠체어리프트에서 떨어져 죽고 싶지 않다는 피켓을 휠체어에 걸고 장애인들이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박종태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보내온 공문에는 구형 휠체어리프트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박종태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장애인단체 관계자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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