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대표 단체가 시각장애인 1호 사법연수생인 최영씨의 학습 여건을 점검하기 위해 사법연수원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거부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에이블뉴스도 사법연수원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수차례 협조 요청했으나 취재를 거부당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 10월 28일께 사법연수원에 공문을 보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과 학습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자문하고자 방문하려고 하니 적극적인 호응을 부탁한다고 밝혔으나 최종 합격 후 연락하겠다며 거절했다.

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사법연수원에 전화를 걸어 답변을 들었는데, 최종 합격을 한 후 연락을 주겠다고 하는데 사실상 오지 말라고 하는 말투였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은 최씨의 최종합격이 결정된 이후에도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에이블뉴스는 사법연수원측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으나 “언론재단에 등록이 안 되어 있고, 사법연수원 출입기자가 아니라서 취재를 할 수 없다”며 “대법원 공보관측에 문의하라”고 답변을 들었다.

사법연수원측의 답변을 대법원 공보관측에 전하니 “취재 협조는 사법연수원 고유 권한”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재차 사법연수원측에 ‘언론재단에 등록된 언론만 취재할 수 있는 내규가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내규는 없다”고 말했고, ‘언론재단은 언론사가 등록하는 곳이 아니지 않느냐’고 물으니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번 사태를 전해들은 민주당 박은수 국회의원 비서관은 사법연수원장에게 에이블뉴스 취재 거부에 대해 문의하니 “공보관 답변을 존중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에이블뉴스가 사법연수원의 시각장애인 학습시스템 실태를 조사하기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최영씨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임명예정자 등록기간에 등록을 하지 않고, 사법연수원 입소를 1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입소시기를 늦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사법연수원의 교육시스템과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됐다. 사법연수원은 최씨의 입소에 대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학습지원책을 마련키로 하고, 실무과목 교수 및 시설관리 담당지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고 밝혔으나 시각장애인 전문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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